[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연말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배당주들은 꾸준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가 변동성이 컸던 9월 이후에도 배당주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위기에 강한 배당주의 존재감을 재차 보여줬습니다.
6일 <뉴스토마토>가 9월부터 지난 5일까지 국내 주식시장과 주요 배당지수 및 배당주들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배당주들은 전체 시장이 큰 변동성을 지나는 동안에도 견조했고, 지수가 상승하는 시기에도 비교적 잘 따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대 지수 급락할 때도 배당주는 플러스
8월을 2556포인트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9월부터 두 달 연속 크게 하락했다가 11월 한 달 높이 반등하며 낙폭을 만회했습니다. 이렇게 12월5일까지 크게 부침을 겪은 결과가 -2.43%의 하락률입니다. 11월엔 강하게 올라 11월 이후 성과만 따지면 9.49%에 달하지만 직전 2개월 간의 낙폭이 커서 이제야 하락분을 되돌린 정도입니다.
코스닥지수도 11월 이후 10.50%로 두 자릿수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2개월 전이나 3개월 전에 코스닥에 투자했다면 여전히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와 같은 결과는 하반기 들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것입니다. 시장을 이끌어가는 핵심 주도주 없이 일시적으로 나오는 호재에 따라 우후죽순 단기적인 급등락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눈도 여기에 쏠려 있는 상황입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관심을 얻는가 하면, 약세장의 신호로 알려진 우선주 급등 현상이 나타나는 등 시장의 질이 좋지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배당주들의 주가는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코스피 시장의 배당주 50종목을 지수로 묶은 KOSPI고배당50지수는 11월 이후 상승률이 6.38%로 양대 시장에 뒤처졌지만, 9월 이후 수익률과 10월 이후 수익률은 모두 3%대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3개월 내내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코스닥지수와 비교해 보면 고배당50지수의 안락한 승차감이 더욱 돋보입니다.
KOSPI고배당50지수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순으로 종목을 편입한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POSCO홀딩스부터 시가총액이 가장 작은 동부건설에 이르기까지 대기업과 중견기업 주식을 두루 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벗어나 있는 종목들이 아닌데도 상대적으로 더 나은 흐름을 보인 것입니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인 ARIRANG 고배당주 역시 9월 이후 5.05% 상승해 코스피, 코스닥보다 월등히 나은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최근 수익률은 시장에 뒤졌지만 3개월 넘도록 안정적인 플러스 성과를 기록한 점이 중요합니다. 이 종목은 에프앤가이드의 배당주 지수를 추종합니다.
안정적 성과에도 소외…매수 기회 남아
개별종목으로 시선을 돌리면 성과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인기 있는 고배당 종목이자 ARIRANG 고배당주 ETF가 가장 큰 비중을 싣고 있는 기업은행은, 9월 이후 지금까지 9.67% 올라 이름값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통적인 고배당주인 동시에 배당수익률에서 조금 더 유리하단 이유로 선택받는 삼성화재 우선주의 경우는 주가 흐름이 시장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으나 부진한 것은 아닙니다.
한 해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액을 배당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국쉘석유도 9월 이후 7.28%, 10월 이후 5.88%, 11월 이후 6.11%가 오르는 등 주가 변동성이 매우 낮았습니다.
이밖에 배당수익률에서 혹은 주가 상승률에서 시장 평균을 월등하게 앞서는 개별 고배당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성 높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으나 배당주는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된 분위기입니다. 배당기준일이 다가오는 12월인데도 평소와는 달리 배당주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배당주를 매수하기에 부담이 적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주가가 오르지 못해 기대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종목들의 숫자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가 배당절차 개선을 위해 지원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재 12월 결산법인들은 12월 말 주주명부를 기준해 배당받을 대상을 확정합니다. 3월에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여부와 금액을 확정한 뒤 4월에 연말의 명부에 기준해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주총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기준일을 다르게 정할 수 있습니다. 기업별로 배당기준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배당을 언제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는 종목별로 하나하나 확인해야 합니다. 배당투자자들이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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