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하반기 고강도 인사로 경영 고삐 죈다
삼성전자, 고 이건희 3주기 경영 분위기 쇄신…12월 임원 인사 고강도 조치 가능성
SK, 파리서 CEO세미나…현대차, 전기차 등 신사업 임원 승진 전망
LG, 한달간 계열사 사업 보고회…총수들 중동 방문해 네옴시티 수주전
2023-10-04 14:20:38 2023-10-04 15:44:3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재계 총수들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내년 사업 전략 및 연말 인사로 분주할 전망입니다. 올 초 '상저하고'를 전망했지만, 고금리 등으로 불투명해진 만큼 고강도 인사 단행으로 경영 고삐를 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아울러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한 달여 앞두고 각국의 지지를 요청키 위한 재계 차원의 막바지 지원 활동에 여념이 없는 상황입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오는 25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3주기를 맞아 경영 분위기를 쇄신할 전망입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이 하락이 상황에서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 '네옴(NEOM)' 신도시 건설 현장에 헬기로 도착해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앞서 삼성은 이 선대회장의 삼성 안내견 사업의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 선대회장을 기리는 추모 분위기를 조성한 바 있습니다. 이 선대회장이 시작한 안내견 사업은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후 시작된 첫 사회공헌(CSR) 사업인데요. 현재 안내견학교는 삼성의 대표적 기업 CSR로 자리 잡았으며 이를 운영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삼성이 유일합니다.
 
이재용 회장이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만큼 '뉴삼성' 메시지가 언급될 가능성도 흘러나옵니다. 다만 이 회장 취임 1주년 행사는 별도로 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이와 함께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집결하는 연말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경기 침체 돌파구 마련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12월 초 임원 인사를 앞두고 고강도 인사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일각에선 반도체와 가전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나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16∼1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각 계열사 경영진을 불러모아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를 열고 하반기 경영 전략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30여명이 집결하는데요. 최 회장의 평소 경영철학인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 관련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업무 방식과 보상책 마련 등도 언급될 전망입니다.
 
이달 중순 세미나가 종료된 후 SK 역시 연말 인사 준비에 돌입할 예정인데요. 통상적으로 SK가 12월 첫째 주에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만큼 올해에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사 폭이 크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성과가 미진한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12월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전기차를 비롯해 그룹 신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의 승진 가능성이 나옵니다. 현대차가 올해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점을 감안하면 12월 전 인사가 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입니다. 조기 인사의 경우 보통 재계에선 실적 부진에 따른 조치로 풀이되기 때문인데요. 현대차는 앞서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지난 11월 30일 단행한 바 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1월 하순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이달 하순부터는 한 달에 걸쳐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개최하는데요. 
 
LG는 통상적으로 상반기에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를, 하반기에는 경영실적과 내년 사업을 점검하는 사업보고회를 엽니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분야의 사업 방향과 진척 수준을 집중 점검할 전망입니다.
 
구 회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차별적 고객가치"라며 "시장성·성장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적 고객가치에 보다 집중해서 더 절박하게 미래를 준비하자"고 당부한 바 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한편 총수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저는 몸이 수십 개라도 모자라게 뛰고 있다"며 "요새는 땅에서보다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고 근황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재계 총수들은 이달 하순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해 네옴시티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공식 출범한 후 처음으로 꾸려지는 해외사절단에는 이재용·정의선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동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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