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0월…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최종결론
대한항공 "EU 경쟁당국과 시정조치안 면밀히 협의"
조원태 "무엇을 포기하든간에 반드시 성사"…"100%걸었다" 인수 성공 의지 드러내
늦어도 10월말까지는 시정조치안 제출 계획
2023-09-26 15:19:36 2023-09-26 16:12:3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유럽연합(EU) 결합심사 종료 시한을 앞두고 '운명의 10월'을 맞이했습니다. 당초 8월로 예상됐던 EU 집행위의 결정 시점은 10월 초로 미뤄졌는데, 관건은 대한항공이 독과점 여부를 어떻게 풀어낼지 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합병 목표로 10월 초 양사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양사 합병이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미국과 EU의 부정적인 입장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사 합병이 자국 내 항공산업 경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측은 "EU 경쟁당국과 현재 경쟁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시정조치안을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현재 협의 중인 시정조치안 세부 내용은 경쟁당국의 지침상 밝히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에 합병할 경우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SO)를 통보한 바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항공 특성상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위해 주요 14개국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의 관문을 넘은 상황인데요. 미국과 EU, 일본이라는 막바지 난관에 부닥친 모양새입니다. 이들 중 한 곳이라도 불승인한다면 합병은 성사되지 못합니다.
 
이러다보니 업계에선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고 있는데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의사 및 유럽 4개 노선을 반납하는 여객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을 담은 합병시정서를 오는 27일 제출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만약 27일이 맞다면 EC에서 진행 상황을 홈페이지에 게재할 텐데, 현재로선 그런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항공업계에서 인수합병(M&A)을 처음해보는데다, 당초 8월 결정날 사안이 10월로 미뤄지다보니 여러가지 '카더라'는 내용이 나오는것 같다"고 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10월 말까지 시정안을 내고 그때 결론이 나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적극적인 시정조치와 당국 설득을 통해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EC의 결정이 미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EU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강도높은 보완 조치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외신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무엇을 포기하든간에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100%를 걸었다"고도 했는데요. 조 회장은 미국·EU·일본이 "기본적으로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대한 좋은 해결책이 있다고 믿으며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인수 성사를) 강하게 느끼고 있다.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이던 지난 2020년 11월 1조8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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