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정비사업 실적 '뚝'…포스코이앤씨 11건 수주 '최다'
3분기 도시정비 수주액 11.5조…전년비 반토막
대우건설·현엔·SK에코·롯데건설 수주액 1조 하회
경기 악화에 자재값 부담…4분기 수주전 재개 전망
2023-09-26 06:00:00 2023-09-26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곳간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하방압력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대형 건설사 역시 선별수주 기조로 바뀐 가운데 일부 건설사의 경우 올해 마수걸이도 하지 않은 등 시장의 불안함은 여전한 모습입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2023년 기준)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1조516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수주액은 작년 같은 기간(27조7744억원)에 견줘 58.5% 감소한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수주건수는 79건에서 35건으로 줄었습니다.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사진=백아란기자)
 
지난해 시평 10대 건설사가 42조원에 달하는 수주고를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급반전 된 셈입니다. 실제 수주액이 1조원 클럽을 넘긴 건설사도 5곳으로 8곳에 달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수주고 급감에는 원자재와 인건비 등 공사비 인상으로 주택사업 수익성이 떨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건설 경기가 침체되고 원가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자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따져 선별 수주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설사별로 보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하면 모두 수주액이 줄었습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조원 이상을 수주했으며, 올해 수주건수도 11건으로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연초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내세우며 방배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을 따내며 마수걸이 수주를 시작한 포스코이앤씨는 △평촌 초원세경아파트 △해운대 상록아파트 △송파 거여4단지 △부천 상동 한아름 현대아파트 등 리모델링사업에서만 1조9504억원을 수주하며 리모델링 강자임을 증명했습니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와 동일한 3건을 수주했지만 수주액은 1조157억원에서 1조4130억원으로 39% 늘었습니다. 올들어 △가락상아2차리모델링, △가락쌍용2차리모델링을 수주한데다 공사비 1조5000억원 규모의 재개발 대어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현대건설과 함께 확보하면서 전체 수주액이 상승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수주고가 9조원을 돌파했던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수주 성적은 급감했습니다. 현재 현대건설의 수주액은 1조58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1% 줄어든 상황입니다. 수주건수는 4건으로 3분의 1토막 났습니다.
 
현대건설은 올해 1월 일산 강성마을14단지 리모델링을 시작으로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1월)과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2월), 울산중구 B-04구역 재개발사업(4월) 시공권을 확보했는데 하반기 들어 수주 소식은 끊긴 상태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작년 3분기 도시정비 수주액이 4조원(10건)을 넘었던 GS건설 또한 지난 7월 대전 삼성5구역을 끝으로 수주 소식이 없습니다. 올해 3분기 GS건설의 수주액은 1조4488억원(4건)에 그쳤습니다.
 
이밖에 대우건설(8353억원), SK에코플랜트(7220억원), 현대엔지니어링(6290억원), 롯데건설(5173억원)의 정비사업 수주고는 1조원을 밑돌았으며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에 오른 호반건설은 아직 마수걸이 수주도 못한 상황입니다.

경기 불확실성·수익성 우려…선별 수주 기조 강화
 
건설업계에서는 경기 불확실성과 수익성 우려에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양보다는 질에 더 집중한 것”이라며 “고금리로 자금 조달에 대한 이자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조합도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주택 분양시장 경기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주를 따내더라도 착공·분양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으면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단독 입찰을 통해 수의계약을 하거나 수익성이 좋은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물밑작업만 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현재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로 축소하면서 분양가 인상이 가능해졌고, 물가 상승에 따라 분양가 인상 또한 용인되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입니다. 특히 서울시가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인가 이후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 후로 앞당기면서 건설사들도 수주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현재 여의도나 강남, 노량진 등에서 시공사 선정을 하는 곳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알짜 사업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올해 4분기에는 대규모 사업 입찰이 몰리면서 수주전도 재개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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