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경협 출범 후 첫 공식행보 “기업보국”
류 회장, 국립현충원 참배…"G7 국가 도약을 위해 위국헌신할 것"
전경련, '한경협'으로 공식 변경…김창범 상근부회장 선임
쇄신 여전히 의문…추석 이후 윤리위 구성 발표할듯
2023-09-18 15:02:05 2023-09-19 09:17:0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한경협 출범 이후 첫 공식 행사로 현충원을 찾아 본격적인 활동 기지개를 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기관 명칭을 한경협으로 공식 변경하고 신임 상근부회장에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를 선임하며 '류진 호'의 닻을 올렸습니다. 다만 정경유착 재발을 막을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4대 그룹의 실질적인 복귀를 이끌어내야 하는 등의 과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류 회장은 18일 오후 김창범 상근부회장 등 한경협 임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는데요. 류 회장은 첫 행보로 현충원을 참배한 이유에 대해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공과 번영은 순국선열과 선배 경제인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그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찾아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경협 회장으로서 위국헌신과 기업보국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무대에서 G7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방명록에는 '순국선열의 위국헌신을 받들어 G7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한국 경제 글로벌 도약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류진 한국경제인연회 회장.(사진=연합뉴스)
 
류 회장을 비롯한 한경협 임원진은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돌아본 뒤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한 남덕우, 박태준(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 회장) 전 국무총리 묘역도 참배했습니다. 남 전 총리는 타계 하기 전 10년 간 전경련 (한경협 전신) 원로자문단 좌장과 기업윤리위원회 운영위원을 지냈습니다. 박 전 총리는 전경련 부회장으로 2년 간 활동한 바 있습니다. 한경협은 "70여 년 전 경제 황무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으로 이끌고 자유시장경제 발전에 큰 공을 세우신 분들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한경협은 이날 전경련이라는 기관 명칭을 한경협으로 공식 변경했다고 밝혔는데요.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기관명 변경을 포함한 한경협의 정관 변경을 승인해 55년 만에 새 명칭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한경협은 지난달 22일 임시총회에서 기관 명칭을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의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은 법적으로 한경협에 회원사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김창범 한경협 신임 상근부회장.(사진=한경협 제공)
 
아울러 외교관 출신인 김창범 전 인도네이사 대사를 상근부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신임 상근 부회장은 외무고시(15회)를 거쳐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뒤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주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 등을 지냈습니다. 
 
한경협은 "신임 김창범 부회장은 오랜 외교관 생활을 토대로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지식이 탁월한 분"이라며 "류진 한경협 회장을 도와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로 환골탈태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줄 적임자"라고 인선 취지를 밝혔습니다.
 
다만 한경협의 쇄신을 두고 재계에선 냉랭한 시선이 여전합니다. 우선 정경유착을 차단하는 윤리위원회 구성이 본궤도에 오를지가 관건인데요. 윤리위는 전경련 집행부와 사무국이 추진하는 사업이 회원사에 유무형의 외압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정성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류 회장은 추석 이후 5명으로 구성된 윤리위를 발표할 예정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경협의 전신인 전경련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4대 그룹 탈퇴 등의 내홍을 겪은 뒤 해체 위기를 겪은 바 있습니다. 새로 출범한 한경협에서 정경유착 근절과 내부 통제 장치를 만드는 게 급선무인 이유입니다.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복귀 의사를 밝힌 삼성의 경우 정경유착 재발 시 즉시 탈퇴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류 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동남부 크리니차에서 언론과 만나 "간판하고 이름은 바꾸지만, 저희가 과거에 잘못했으니까 축구로 보면 옐로카드를 받은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4대 그룹 한 관계자는 "한경연으로 회원 자격이 승계됐을 뿐이지 한경협 활동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은 뒤 "4대 그룹의 실질적인 참여는 한경협이 정경유착 고리를 단절하는 쇄신 여부에 달렸다. 내년 상반기까지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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