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외면한 건설주…주택공급 대책 단비 되나
국민연금, GS건설·DL이앤씨·HDC현산 등 지분 축소
건설업 시가총액 '반토막'…부동산 공급대책에 '주목'
2023-09-14 06:00:00 2023-09-14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기관투자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국민연금공단이 건설사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식보유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건설경기 침체 국면에 대형 건설사의 부실시공 우려로 건설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 기관의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건설주에 대한 하방압력이 더 커질지 주목됩니다.
 
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하반기 들어 GS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삼성엔지니어링·CJ대한통운·효성중공업 등 7개 건설주 지분을 조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분의 변화를 보면 주식 매수보다는 매도가 잇따랐습니다.
 
건설사별로 보면 GS건설에 대한 지분 축소가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GS건설 주식은 542만주로 지분율은 6.33%입니다. 지난해 말 789만주(9.22%)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GS건설 주식을 사들이며 857만주(10.02%·6월12일 기준)까지 늘렸던 것을 고려하면 태세가 바뀐 것입니다.
 
특히 GS건설의 경우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로 영업정지 10개월에 처할 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보에 따라 주가 변동폭이 커질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일각에선 국토부의 제재 결정을 오히려 리스크 해소로 받아들이며 주가가 반등하기도 했지만, 추세적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보기엔 아직 힘든 모양새입니다.
 
주택사업 부진과 유동성 위기가 여전한 만큼 전반적인 건설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으로 분류된 종목의 시가총액은 2021년 7월 28조1511억원(6일 기준)에서 현재 14조4000억원대로 쪼그라든 상태입니다. 같은 기간 건설업 종가는 142.71에서 71.64로 반토막났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건설경기 불황·부실시공에 건설주 맥 못춰
 
지난해까지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위 건설사 중 공단 지분율 10%를 유일하게 넘긴 DL이앤씨의 지분도 줄었습니다. 국민연금의 DL이앤씨 지분은 올해 6월말 10.60%에서 한달 새 9.98%로 빠졌습니다. 건설경기 부진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사망사고 최다 건설사라는 오명이 리스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밖에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지분은 올해 초 9.05%에서 지난달 말 8.04%로 떨어졌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작년 7월 6.5%에서 1년 만에 5.49%로 1.0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일반투자목적에서 단순투자목적으로 보유목적을 바꾼 CJ대한통운 지분은 8.77%에서 7.96%로 빠졌으며 포스코이앤씨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지분은 8.72%에서 7.72%로 하락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 발표를 앞둔 부동산 공급 활성화 대책에 기대를 거는 모습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나올 부동산 공급 대책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만기 연장 등 자금 조달 여건 개선을 비롯해 인허가나 비아파트 주택 규제 완화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주가 바닥을 찍고 다시 턴어라운드하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섭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9월 분양 물량은 저조한 상황으로, 조만간 발표될 부동산 공급 대책이 중요해졌다”라며 “민간 부문이 착공을 나설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얘기나 미분양 리스크 해소 혹은 착공 인센티브와 관련된 내용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급대책이 시장의 생각보다 빠른, 선제적인 대책이라는 점에서 다소 의외일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건설업종에는 긍정적인 이벤트”라며 “상반기 대부분의 분양 일정이 지연된 상황에서 공급활성화 대책으로 PF에 대한 우려와 부실공사와 관련된 이슈가 마무리되는 등 전반적으로 건설업종이 과한 저평가 국면에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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