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의 회장님 돋보기)'성공하려면' 사장님처럼…조주완 사장의 비결
취임 2년간 자사주 5300주 넘게 매입…"책임 경영 자신감 표현"
미국명 '윌리엄 조'…36년 재직 절반 해외 근무, 글로벌 시장 전망에 능해
정통 LG맨으로 "LG트윈타워 보고 말 그대로 반했다"… '성공 DNA' 설파중
2023-09-11 06:00:00 2023-09-11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폭넓은 경영 행보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량의 자사주 매입으로 대표이사 취임 2년간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동시에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리더십 강의로 조직원들에게 '별 다는 비법'을 전수하는 특별한 소통을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지난 3월과 6월 각각 2000주와 1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는데요. 3월 주당 매입 단가는 11만3600원으로, 총 매입 규모는 2억2720만원입니다. 6월 주당 단가는 12만3500원으로 전체 매입규모는 1억2350만원입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총 5373주에 달합니다. 특히 이번 매입 주가는 연 초 대비 30~40% 이상 오른 상승 국면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앞서 조 사장은 호주 법인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우리사주로 자사주 372주를 취득한 후 북미지역대표 시절이던 2017년과 2018년 550주와 590주를 각각 추가 매입한 바 있습니다. 2019년에도 861주를 장내 매수하는 등 꾸준히 자사 주식을 대거 매입했는데요. 재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책임 경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연합뉴스)
 
조 사장은 1987년 금성사(현LG전자)에 입사한 정통 LG맨입니다. 조 사장은 "입사를 위해 면접을 보러 와서 당시 막 완공된 스마트 빌딩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보고서는 정말 말 그대로 반했다"며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열망처럼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는데요. 36년 동안 LG전자에 몸담으면서 LG전자의 브랜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조 사장은 재직기간 절반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보낸 '해외통'이기도 합니다. 미국 이름은 '윌리엄 조'로 불리는데요. 미국·독일·호주·캐나다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읽고 시장 전망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재계 안팎에서 조 사장의 '소통 퍼포먼스'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요. 조 사장은 리더십 강의를 통해 '리더'가 되는 방법을 설파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에 '성공 DNA'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조 사장은 "3명의 상사를 진급시키고, 자신을 진심으로 따르는 5명의 후배를 갖게 된다면 임원이 될 수 있다"면서 임원 되는 비법을 언급했는데요. "상사가 3명이나 진급했다면 본인의 역량이 뛰어난 것이고, 따르는 후배가 5명 있다면 리더십이 검증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리더십을 주제로 팀장급 책임자를 포함한 직원 400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어떻게 임원까지 될 수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나서입니다.
 
조 사장은 "좋은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호기심과 배움, 그리고 외부 의견까지 반영한 균형감이 필요하다"고 리더의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이어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를 준비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결정을 내리는 동시에 조직을 움직여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장 경영' 중시해 지구 세 바퀴 반을 도는 글로벌 행보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12개국을 돌며 현지 사업을 점검했는데요. 해외 방문을 위해 움직인 거리만 해도 약 14만5000㎞에 달합니다.
 
국내에선 AS(애프터서비스)센터 직원 조끼와 팔 토시를 착용하고 직접 고객 집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서울 마포구·서대문구 일대를 담당하는 홍대역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조 사장은 냉장고·에어컨 AS를 신청한 소비자들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갑자기 덥고 습해지는 날씨에 고객께서 얼마나 염려가 크셨을지 걱정된다"면서 고객 불편에 신속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연합뉴스)
 
조 사장이 강조하는 LG브랜드의 중심에는 항상 '고객'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조 사장의 '점자 명함'인데요. 오돌토돌한 점자가 만져질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명함을 갖고 다니고 있습니다. LG전자 가전제품을 만들 때 시각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을 듣고 점자 명함을 본격 도입했다고 합니다.
 
조 사장은 자신이 먼저 점자 명함을 갖고 다닌 후 전 임직원들이 전자 명함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이 최근 한 임원과 만나 명함을 살펴보더니 '아직도 점자 명함을 안 가지고 다니냐'고 언급해 해당 임원이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조 사장이 "엑셀 밟을 일만 남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재계에선 LG전자가 TV 사업에서 콘텐츠·서비스 분야로의 체질 변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장 사업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조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2030년 연 매출을 100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요. 이 중 20조원이 전장 사업 매출입니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과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핵심 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조 사장은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 전시장에서 "마그나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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