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98대 1…활기 찾은 분양시장
내달 전국 3만6천 가구 분양 예정…전년비 86%↑
분양가 상승 불가피, 수요 자극…"선별청약 여전"
2023-08-31 06:00:00 2023-08-31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아파트 분양 시장이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고금리와 주택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로 미분양이 나오는 곳이 많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신규 분양이 완판행진을 이어가는 등 청약 수요가 몰리는 모습입니다.
 
30일 부동산R114와 대한주택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내달 전국 아파트 분양 및 분양예정 물량은 3만6253가구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1만9458가구)에 견줘 86.3% 증가한 수준입니다.
 
서울시내 도심 모습.(사진=백아란기자)
 
현재 서울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동대문구 이문3구역을 재개발하는 총 4321가구 규모의 ‘이문 아이파크 자이’가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1265가구 규모의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과 현대건설이 짓는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 대우건설이 공급하는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호반건설의 ‘호반써밋 개봉’ 등도 본격적인 분양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중견주택업체에서는 SGC이테크건설·우미건설·라인건설 등 12개사 13개 사업장에서 총 2942가구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연착륙 대책으로 주택 매수 여건이 개선된 데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건설사들의 분양도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공개된 청약경쟁률은 올해 1분기 평균 5.1대 1에서 2분기 10.9대 1로 높아졌습니다. 서울의 경우 2분기 평균 경쟁률이 49.5대 1이었는데 7월 이후 분양한 아파트들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98대 1까지 치솟았습니다.
 
(표=뉴스토마토)
 
단지별로 살펴보면,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242대 1)’을 비롯해 성동구 ‘청계 SK뷰(183대 1)’, 용산구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163대 1)’이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으며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가 최고 14억90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도 계약률 90%로 완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청약 흥행에는 전매제한과 청약 규제 완화 정책 등 영향으로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 적체됐던 물량이 소화되고 있는 점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아파트값까지 상승 전환을 꾀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가파르게 오르던 시중은행 금리가 정체된 상황에서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6월 121.7로 5개월째 상승하는 등 각종 부동산 지표가 오름세를 그리고 있어섭니다.
 
여기에 향후 분양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청약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입니다. 내달부터 시멘트값 인상이 본격화하는 등 원자재 가격 변화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까닭입니다. 아울러 철근 누락 사태 이후 강조되는 안전·품질 강화 또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처=부동산R114)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는 앞으로 더 오를 거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라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로 청약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여 연구원은 다만 “강남 등은 대기 수요가 많지만 지역별로는 성적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분양가격보다 입지나 브랜드 등에 따라 선별 청약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분양가 상승 이슈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도권 분양 물량이 이례적으로 집중된 만큼 실수요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적기가 될 수 있다”라며 “특히 주요 입지에 브랜드 아파트로 공급되는 단지들이 많은 만큼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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