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감산효과' 2분기 메모리 적자폭 축소
2분기 반도체 적자 4.4조원…"메모리 재고 피크아웃 진입
"하반기에도 메모리반도체 감산 지속"
2023-07-27 14:06:17 2023-07-27 15:29:07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악화로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메모리 재고가 정점을 찍고 D램 출하량 증가와 가격 하락 폭 축소로 적자 폭은 줄였습니다. 2분기에 바닥을 다진 만큼 하반기에는 감산효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60조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28% 감소했습니다. 순이익은 1조7236억원으로 84.47% 줄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주력 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의 매출은 14조7300억원, 영업적자 4조36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1분기(-4조5800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4조원대 적자입니다. 금융위기로 2008년 4분기(-6900억원)와 2009년 1분기(-7100억원) 연속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낸 이후 14년 만에 또다시 2개 분기 연속으로 반도체 적자를 낸 건데요. 상반기 반도체 적자 규모만 8조9400억원에 달합니다. 다만 손실 폭은 1분기보다 1800억원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메모리반도체는 DDR5와 HBM을 중심으로 AI용 수요 강세에 대응해 D램 출하량이 지난 분기에 예상한 가이던스를 상회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는 설명입니다. 재고는 지난 5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는 모바일용 부품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며 "파운드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라인 가동률이 하락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적자 폭은 축소됐으나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가 감소하며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이익이 감소했습니다. 가전과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0조2100억원, 영업이익 3조83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중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감소 추세 속에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면서 프리미엄 비중이 감소했고, 경기 침체로 인해 중저가 시장 회복이 지연돼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S23 시리즈가 전작 대비 견조한 판매를 이어갔고, A시리즈 상위모델 등의 판매 호조로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은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도 네오 QLED, OLED, 초대형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대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생활가전도 성수기를 맞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와 물류비 등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전장 사업 자회사인 하만은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디스플레이(SDC) 매출은 6조4800억원, 영업이익은 8400억원입니다.
 
2분기 시설 투자액은 14조5000억원으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중 반도체는 13조5000억원, SDC는 6000억원 수준입니다. 연구개발비는 7조2000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시황이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감산 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 실적 역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4분기에 반도체 부문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지속하겠단 입장을 밝혔는데요.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부진으로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지만, 생산량 하향 조정으로 D램과 낸드 모두 5월 피크(정점)를 기록한 이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부사장은 "이에 더해 D램과 낸드 모두 제품별 선별적인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특히 낸드 위주로 생산 하향 조정폭을 크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전날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5∼10%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간 '인위적 감산은 없다'던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감산에 동참했습니다. 이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 할 전망입니다. 
 
이와 함께 김 부사장은 "하반기에 수익성 중심의 시장 대응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HBM과 DDR5, LPDDR5X 등 고부가제품 생산과 판매비중 확대함으로써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며 "DS 부문 중 메모리는 가격 하락 폭이 크게 축소되며 전 분기 대비 영업적자 폭이 크게 축소되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가동률 회복에 따른 영업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의 추가적인 둔화는 멈춘 상황에서 공급 축소 효과로 업황의 개선 속도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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