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온기 도는데…6월 중개사 개업 역대 최소
지난달 신규 개업 969건…역대 최저
고금리-전세사기 공범 이미지에 이중고
2023-07-26 06:00:00 2023-07-26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과 거래량, 매수심리 관련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는 온기가 전파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연립주택과 다세대 등 빌라를 대거 사들인 후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이른바 '빌라왕' 사태에 따른 낙인 효과로 개업보다는 휴업과 폐업을 선택하는 중개사들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됩니다.
 
서울 시내 공인중개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백아란 기자)
 
2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새롭게 문을 연 중개업소는 969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협회가 월별 개·폐업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역대 최소 수준으로 6월 기준 개업건수가 1000건을 하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제 지난 2017년 6월 1690건까지 올랐던 신규 개업건수는 2020년 6월 1488건, 2021년 6월 1380건, 2022년 1249건으로 3년 째 내림세를 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초 5만5588건 수준이던 전국 주택거래량이 올해 5월 8만8797건으로 늘어나는 등 매매거래가 다시 활기를 띄고 있지만 중개업계 불황은 여전한 셈입니다.
 
한국부동산원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3792건으로 작년 동기(1065건)에 견줘 3배 이상 늘었으며,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5월 현재 0.82% 올라 4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집값 바닥론 확산 등으로 쌓여있던 급매물이 소진된 결과입니다.
 
(표=뉴스토마토)
 
하지만 부동산 관련 수수료를 주 수익으로 삼는 중개업계의 사정은 다릅니다. 고금리로 임대료, 인건비 등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전세사기로 공인중개사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하고 불신이 커지면서 개업보다 휴폐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섭니다.
 
실제로 지난달 중개업 폐업건수는 120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으며, 권리금을 받거나 세입자를 구하기가 어려워 휴업을 선택한 건수(130건)는 1년 새 60.5% 급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를 놓고 보면 개업은 7032건인 반면 폐업과 휴업건수는 각각 7386건, 719건으로 문을 여는 비중보다 닫는 비중이 높은 실정입니다.
 
한공협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개업보다 휴폐업이 많은 순감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서울북부와 부산, 대구, 광주, 경남, 세종지역은 연초부터 개업보다 휴폐업이 많은 상황이 나오고 있고 여타 지역 역시 휴폐업과 개업 간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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