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판도 바뀔까"…시공능력평가 순위 경쟁 치열
이달 말 시평 순위 발표…GS건설·포스코이앤씨 각축
한화 건설부문, 시평 순위 상승 기대감…내년 기준 변화도
2023-07-25 06:00:00 2023-07-25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건설사 시공 역량과 위치를 보여주는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이달 말 발표를 앞두고, 상위 건설사 체제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됩니다. 원자재가격 인상과 고금리 기조, 인플레이션 우려 등 주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대재해로 신인도 평가가 급락할 경우 시평 순위도 뒤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이달 말 건설산업기본법 제23조, 제91조와 시행령 제87조에 따라 2023년도 종합건설사업자의 시공능력평가액 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사가 적정한 건설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공사실적과 경영·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건설업계의 성적표 역할을 합니다.
 
서울시내 도심 모습.(사진=연합뉴스)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은 공사 발주자가 입찰제한을 하거나 조달청의 유자격자명부제, 도급하한제 등에 근거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평가액과 순위 변화에 따라 건설사의 희비를 가르는 요인입니다. 시평 상위 건설사 위상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입니다.
 
가장 이목을 끄는 곳은 GS건설입니다. GS건설은 지난 2021년 DL이앤씨가 분할 이슈로 8위로 내려가자 삼성물산, 현대건설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1년 만에 DL이앤씨의 시평액이 53.23% 늘어난 9조9588억원으로 집계되며 3위로 올라섰고, 포스코건설(9조6123억원·22년 기준)이 4위를 수성하면서 GS건설 자리는 5위로 하락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2016년 3위에서 2017년 5위, 2018년 7위, 2019년 6위, 2020년 5위를 그리다 2021년부터 4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작년 기준 포스코이앤씨와 GS건설 간 시평액은 480억원 차이로 경영과 수주, 재해율 등 신인도 관련 평가지표 반영 여부에 따라 순위 변화가 나타날 전망입니다.
 
지난해 13위를 기록한 옛 한화건설이 10권내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입니다. 한화 건설부문은 작년 11월 한화에 흡수 합병하며 새 출발을 알렸는데, 시평 기준의 하나인 경영평가액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시평 순위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작년 기준 한화 건설부문의 평가액은 3조4473억원으로 호반건설(3조5626억원), 디엘건설(3조4723억원)에 이어 13위입니다. 현재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4조9160억원)과 비교하면 약 1조5000억원 차이가 나지만, 그동안 시공능력평가 제도에서 경영상태에 대한 평가액 반영 비중이 높았던 만큼 순위가 급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표=뉴스토마토)
 
한편 정부가 시공능력평가 기준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주요 건설사 판도에는 대대적인 변화도 나타날 전망입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건설기업의 시공능력평가 기준 및 방법의 개선연구’ 용역을 발주한 바 있는데 경영평가액의 비중을 줄이고, 신인도평가에 하자, 안전, 건설노조의 불법행위 근절 노력 등의 요소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기준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섭니다.
 
예를 들어 2014년부터 1위 자리를 지켰던 삼성물산의 경우 공사실적 평가액만 놓고 보면 5조2032억원으로 현대건설(5조2187억원)보다 낮았는데, 앞으로 경영평가액 비중이 줄어들 경우 현대건설에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아울러 중대재해 등 안전 요인도 중요해진 까닭에 주차장 붕괴와 같은 부실시공 문제나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 GS건설, DL이앤씨 등의 경우 시평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시평 평가 근거가 되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한다"며 "통상 11월부터 다음해 시평 책정을 준비하기 때문에 그전에 개정돼야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 신인도평가인데, 신인도평가에서 안전 등의 요소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사실적이 월등히 높은 건설사들의 시평 순위는 크게 변화가 없겠지만, 공사실적이 비슷한 건설사들의 순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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