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이사회 새바람…유동성 우려 불식시킬까
신임 사외이사로 최현숙 전 IBK캐피탈 대표 낙점
주차장 붕괴 등 부실시공 논란에 재무·주가·수주 등 타격
단기금융부채 비중 높아…조달·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듯
2023-07-21 06:00:00 2023-07-21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GS건설이 금융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영입합니다. 그동안 관료와 LG그룹 출신이 차지했던 사외이사 자리를 금융권 인사로 채우면서 부실 위험 확대와 수익성 하락 등 시장 경색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내달 1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현숙 전 IBK캐피탈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사진=GS건설)
 
이번 선임은 유일한 여성 임원이던 조희진 전 사외이사가 지난달 제7대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중도 사임한데 따른 것으로 GS건설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는 이른바 '여성이사 할당제(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발맞춰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 구색을 갖췄습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신임 사외이사의 약력입니다. 최현숙 사외이사 후보자의 경우 1986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학동역 지점장, 여신관리부장, 강서·제주지역본부장 등 현장을 두루 거쳤고 카드사업그룹장 겸 신탁사업그룹장으로 임원에 오른 뒤 2018년 여신운영그룹장(부행장)을 맡으며 여신업 분야에 전문성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IBK캐피탈 대표를 역임했으며 이후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시너지IB투자의 신임 고문 및 시너지파트너스그룹의 금융 부문 부회장을 맡았습니다. 그동안 GS건설 사외이사진이 국토교통부와 LG그룹이나 방계에서 근무한 인물이 주를 이뤘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실제로 최근 10년간 GS건설 사외이사진을 보면 △허영호 전 LG이노텍 대표(2012년 3월 선임) △김종은 LG전자 사장(2015년 3월 선임) △한재훈 전 LS산전 대표(2018년 3월 선임)가 사외이사를 역임했으며 재정경제부 국장 출신의 진병화 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2012년 3월 선임)과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2016년 3월 선임), 정상명 전 검찰총장(2018년 3월 선임), 김경식 전 국토부 제1차관(2019년 3월 선임) 등 관료 출신도 이사회에 몸을 담았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GS건설 이사진의 경우 허창수 회장과 임병용 부회장 등 사내이사 2명과 허진수 기타비상무 이사를 비롯해 최근 사임한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 이희국 전 LG그룹 고문,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호영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으로 관료와 LG그룹 출신 비중이 높았습니다.
 
관료·LG그룹 출신 이사진 비중 높아 
 
하지만 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의 후폭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이사진 역시 금융·투자 전문가로 풀을 넓힌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GS건설은 검단 지하 주차장 붕괴뿐만 아니라 서울 중구 '서울역 센트럴자이' 외벽 균열과 '흑석리버파크자이',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의 침수 논란, 휘경자이 우천 타설 의혹 등으로 부실시공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GS건설과 자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치며 재무와 주가·수주 등에도 타격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고 현장에 대한 재시공 결정으로 철거·재시공에 따른 비용과 입주예정자에 대한 지연보상금 등을 부담하게 된 데다 기존 도급액과 철거비용, 지연보상금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GS건설은 사고 이후 공시를 통해 약 5500억원을 올해 상반기 결산에 손실로 반영할 계획입니다.
 
GS건설이 재시공을 결정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3월말 연결 기준 GS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2조9823억원에 달하지만 단기차입금이 9442억5200만원으로 전기말(8791억원)보다 7.4% 늘고, 6조원에 달하는 장·단기 차입금 가운데 단기금융부채(2조7894억원)의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관리의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일련의 사태로 신용도가 저하할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 금리도 높아 자금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섭니다. 결국 부동산 시장 침체와 자금 시장 경색으로 인한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사진에도 새로운 변화를 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GS건설 또한 최 후보에 대해 "금융 및 투자전문가로서 투자, 조달방안 선진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며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이사진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올해 GS건설 이사회 활동 내역을 보면 총 5차례의 이사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2023년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 '최고경영자 승계규정 제정' 등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 표결에 100% 비율로 찬성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GS건설이 보유한 현금 규모를 고려하면 당장 유동성 리스크를 우려해야할 상황은 아니나 불확실성이 있고, 신사업 투자 등 기존 계획에도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이사진 한명 변화가 (경영 흐름에) 큰 변화를 주는 것보다는 (자금 조달 등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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