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하반기 전국 집값 0.7% 추가 하락…상저하저 지속"
수도권 회복에도 하방 요인 여전…전세값, 연간 8%↓
건설수주, 하반기 6.6% 감소…"경기부양책 준비해야"
2023-06-26 14:24:09 2023-06-26 17:49:29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올해 하반기 전국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상저하저(上底下低)’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한데다 경기 침체 등 하방요인이 여전한 까닭입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건설투자가 하락하고 건설투자가 위축돼 지역 경제에 심각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재값 안정화와 공사비 현실화를 꾀하는 동시에 미분양 대책과 건설산업을 활용한 경기부양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해 하반기 경제 상황 악화로 전국 집값이 0.7%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까지 4.1% 내림세를 기록한 이후 하반기 추가적으로 0.7% 떨어져 연간 4.8%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날 주택·부동산시장 전망을 발표한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상반기 매매시장에 대해 “연초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의 하방 압력을 다소 누그러뜨렸고 30조원이 넘는 정책 금융이 시장에 유입되며 전년 대비 낙폭이 줄었다”라면서 “하반기에도 연초 예고된 정책의 시행, 기저효과에 의한 하락폭 둔화 등으로 수도권의 낙폭은 개선되겠지만 지방의 어려움은 계속되며 하반기 내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수도권 매매가격은 5월까지 4.7% 하락해 지방보다 어려웠지만 하반기 안정화되며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서울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 관측될 수 있으나 시장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같은 기간 지방 매매가격은 –3.4% 내린데 이어 추가적으로 1.6% 하락해 연간 5.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5월까지 6.0% 하락한 전국 전세가격은 하반기 2.0% 추가 떨어지며 연간 8.0%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표=건설산업연구원)
 
김 부연구위원은 “하반기 공급 물량이 여전한 상태로 (전세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수요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월세 시장으로 넘어갔던 임차인들이 전세가 하락, 월세 상승으로 전세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어 낙폭이 상반기보다 축소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또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에 지나치게 집중해서는 안 된다”라며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줬던 거시경제 환경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가격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시장을 둘러싼 제반 여건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시장은 정책 움직임에 대단히 민감한 특성을 가지는 만큼 정책 실현 수준과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있을 경우 언제든 흐름이 변화할 수 있어 시장의 흐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건설사에 대해서는 “주택시장의 침체에 이은 수요 부진에 따라 3기 신도시 건설과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사업의 착수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공급의 탄력적 조절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중·단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건설사 스스로 물량을 조절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정부의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감소 등으로 건설 수주 역시 부진할 전망입니다. 건산연은 이날 국내 건설수주가 하반기에 6.6% 줄어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조1000억원을 기록하고,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259조5000억원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표=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설수주는 지난해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양호했지만, 올해는 정부 SOC 예산의 10% 이상 감소하고, 주택경기 부진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건설투자의 경우 “상반기에 1.8% 증가해 양호하지만 하반기에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연말로 갈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상반기에 준공을 앞둔 건축공사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되나 하반기에 완공공사가 증가하면서 건축투자는 점차 감소할 것이고, 토목투자도 정부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수주 침체는 향후 건설투자 위축을 예고하며, 이는 곧 지역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 건산연이 1~4월까지 누적 수주를 지역별로 살핀 결과 대구, 세종, 경부, 경남, 인천 등의 경우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해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지역은 또한,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으로 건설산업 의존도가 높아 건설산업 침체로 인한 피해가 타지역에 비해 클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박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 회복여건 조성이 필요하며 자재 가격 안정화 및 공사비 현실화가 시급하다”며 “최근 시장 문제로 주목받는 부동산 PF 리스크 최소화와, 정부의 SOC 예산 확대 등 건설산업을 활용한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이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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