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줄고 가격 하락…오피스텔 인기 시들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 99.94…11개월째 내림세
지방 역대 최저…전세사기·아파트 규제 완화에 외면
2023-06-21 06:00:00 2023-06-21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아파트 대체재로 꼽혔던 오피스텔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와 역전세 우려로 거래량과 가격이 하락한 데다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도입과 ‘무순위청약 지역 규제 해제’ 등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오피스텔 청약률이 떨어지고 마이너스피(마피)가 붙은 매물이 등장하는 등 매매 수요가 줄어든 모습입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99.94로 지난 2021년 1월(100.05) 이후 처음으로 100을 하회했습니다. 오피스텔의 평균 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매매가격 지수는 2020년 6월을 기준(100)으로, 해당 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9월(99.94) 이후 오름세를 보여왔지만, 작년 6월(102.86) 정점을 찍은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통상 주택 시장에서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하는데, 대출 규제와 가파른 금리 인상 속도에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후행 성격이 강한 비아파트인 오피스텔도 하락 흐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각각 101.11, 100.99로 기준점(100)을 넘었지만, 해당지수는 각각 2021년 8월(100.84)과 6월(100.87) 이후 약 2년 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방의 경우 95.7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부터 오피스텔 담보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방식을 완화했지만 고금리로 침체된 오피스텔 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정부가 2020년부터 보유 주택 수에 오피스텔을 포함하면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 반면 건축법에서는 오피스텔을 여전히 상업시설로 간주해 각종 규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으로 임대시장이 불안정해진 것도 임대 투자 상품인 오피스텔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매매가격 역시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평균매매가격은 2억1096만원으로 2021년 8월(2억1014만4000원) 이후 1년9개월만에 가장 낮았으며, 서울(2억6049만원)과 수도권(2억2631만원) 또한 각각 19개월, 20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습니다. 시장 침체가 두드러진 지방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1억4753만원으로 2020년 10월(1억4737만원) 이후 최저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오피스텔 거래도 끊겼습니다. 부동산R114와 부동산플래닛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2079건으로 전월(2546건) 대비 18.3%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은 4030억원으로 15.9% 하락했습니다.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하고 전세사기 공포로 인한 전월세 거래량이 위축한 점이 오피스텔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결과로 분석됩니다. 지난달 전국에 분양된 오피스텔은 438건으로 작년 동기(2116건)에 견줘 5분의1토막 났습니다.
 
분양시장에서는 오피스텔 시장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 혜택도 내걸고 있습니다.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역 SJ라벨라’는 분양가 30% 할인 카드를 꺼내들었으며 반도건설이 짓는 서울 중랑구 ‘상봉역 유보라 퍼스트리브’는 계약금 10%와 중도금 2%에 입주시 38%를 내면 입주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나머지 잔금 50%는 입주 뒤 2년 이내에 납부하면 되는 것입니다.
 
분양 대행사 한 관계자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전세사기나 역전세 등의 문제로) 과거와 달리 오피스텔의 매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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