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에…목동·여의도 '신탁방식' 재건축 유행
전문성 갖춘 신탁사 선정…불필요한 분쟁 최소화
한자신·한토신·무궁화·대토신 등 정비사업 놓고 경쟁
2023-06-15 06:00:00 2023-06-15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서울 여의도와 목동 등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에 앞서 신탁방식 사업시행을 잇달아 선택하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원자재값 인상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갈등이 빈번해지면서 전문성을 갖춘 부동산신탁회사를 통해 불필요한 분쟁을 최소화하고 속도감 있게 도시정비 사업을 추진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 서울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예비신탁사를 선정하거나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 협약을 체결한 곳은 10곳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 본 시범아파트 일대. (사진=백아란기자)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말 그대로 신탁사가 부동산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토대로 부동산 자산을 수탁받아 관리·처분·개발하는 것으로, 신탁사가 자금조달을 책임지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신탁시행 방식을 적용할 경우 서울시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건설사 공사비 검증이나 조합 내 비리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고금리와 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 증액 관련 갈등을 겪는 정비사업장이 많아지면서 신탁사들이 여의도와 목동 등을 돌며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데다 ‘차라리 전문가에 맡기자’는 정비 사업지도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동산신탁 수탁고 460조…여의도·목동서 선호
 
실제 작년 말 기준 전체 부동산신탁 수탁고 규모는 460조원으로 이 가운데 부동산 전업신탁사의 수탁고 규모는 약 392조원으로, 전년 말(342조원)에 견줘 14.5% 증가한 상태입니다. 같은 기간 전체 신탁사의 총 수탁고가 1223조9000억원으로 4.9%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전업신탁사의 수탁고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서울 여의도,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역시 신탁방식을 선택하는 모습입니다. 현재 최고 70층 높이의 아파트 재건축이 가능해진 여의도에서는 시범아파트와 광장·수정아파트가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했으며 삼익아파트는 재건축 시행자에 한국토지신탁을, 은하아파트 재건축위원회는 하나자산신탁을 재건축사업 예비신탁사로 선정한 상황입니다.
 
신탁방식을 택한 서울지역 정비사업.(사진=뉴스토마토)
 
올해 초 안전진단을 속속 통과하며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목동재건축 단지에서도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양천구 신정동 목동14단지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KB부동산신탁과 손잡고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목동9단지는 한국자산신탁을 재건축사업 예비신탁사로 선정했습니다.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아파트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신탁방식 재건축을 위해 코람코자산신탁 및 KB부동산신탁과 3자간 업무협약을 맺었고, 대한토지신탁과 한국토지신탁은 각각 ‘삼성동 GBC 봉은지구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창신9·10구역’과 신탁방시 정비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신탁사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들어 신탁방식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자하는 곳이 늘어난 분위기”라며 “아무래도 조합 방식과 비교해 전문성이 있고, 원활한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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