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에 유동성 우려"…바람 잘 날 없는 신세계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업손실 기록
미상환 PF자금에 신용위험도 증대
어깨 무거워진 정두영 신세계건설 사장
2023-05-31 06:00:00 2023-05-31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공능력평가 34위 중견건설사인 신세계건설이 잇단 악재로 혹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신용위험이 증대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직격탄이 가해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건설업계 전반에 줄도산 우려까지 커지면서 올해 새 수장에 오른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의 어깨도 무거워진 모습입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대구광역시 중구 삼덕동 주상복합(빌리브프리미어) 개발사업의 공사 지연에 따른 521억원 규모의 채무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정두영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건설)
 
인수금액은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자기자본(2837억1917만원)의 18.4%에 달합니다. 시공사로서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에 따른 미상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원리금 채무를 인수하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대규모 채무를 떠안음으로써 신세계건설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올해 3월 진행한 제14회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에서 800억원 중 10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치는 등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섭니다.
 
수익성도 부진한 상태입니다. 실제 올해 1분기 신세계건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3522억원으로 작년 동기(2535억원)에 견줘 38.95%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9억원, -1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신세계건설은 기존 주택사업에서 나아가 골프장, 아쿠아필드 운영 등의 사업을 수행하는 레저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체험형 공간인 '매직플로우', '아쿠아카페' 등 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지만 아직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현금흐름 역시 악화했습니다. 올해 1분기 현금흐름표를 보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1분기 558억원에서 -450억원으로 쪼그라들었으며,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은 플러스로 전환됐습니다. 벌어들인 현금이 줄어든 반면 자금을 더 많이 빌린 것입니다. 올해 1분기 신세계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77억원으로 작년 1분기(1064억원)에 비해 8.2% 감소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이에 반해 차입금은 더 늘어나는 등 곳곳에 위험 징후가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신세계건설의 올해 1분기 미청구공사는 677억원으로 작년 말(257억원)에 견줘 163.9% 뛰었습니다.
 
미청구공사는 수주 직후 발생한 계약원가에 대해 발주자로부터 받을 예정인 계약자산으로, 공기 지연 등에 따라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확정손실인 대손상각비로 처리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의 잠재적인 부실 뇌관으로도 꼽힙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1215억원으로 131.4% 증가했으며 장기차입금은 42억원에서 242억원으로 476.2% 급증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분양과 건설사고 등 악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재 신세계건설이 서울 은평구에 분양 중인 오피스텔 '빌리브 에이센트'가 미달된 데다 신세계건설이 최고 29층짜리 4개 동, 31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신축 중인 울산 남구 현장에서 지반을 뚫는 대형 중장비 '항타기'가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사고 현장의 분양성과까지 부진할 경우 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인해 중단기 재무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신세계건설은 대구 빌리브 헤리티지, 대구 빌리브 라디체 등 주요 진행사업장 다수가 대구 등 분양 위험지역에 분포하고 있고, 구 포항역 부지 개발 사업과 같은 예정 분양사업장 또한 지방 위험지역 비중이 높아 전반적인 주택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라며 "향후 주요 민간사업 진행과정과 분양률 추이, 운전자본부담 확대에 따른 재무 레버리지 변화 수준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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