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될까 득 될까"…정비사업 몸 사리는 대우·과감한 포스코
건설사 1분기 도시정비 수주 4조…전년비 26%↓
현대건설·삼성물산 도급액 반토막…선별수주 주력
2023-04-06 06:00:00 2023-04-06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올해 들어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치열한 수주전이 사라지고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문턱을 낮추는 등 규제완화책을 내놨지만,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경기 악화로 조합과 건설사 간 셈법이 복잡해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특히 예년과 달리 시공사 선정 총회 개최가 보기 드물어진 가운데 연초부터 1조 클럽에 입성한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아직 마수걸이도 안한 건설사도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사옥. (출처=각사)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GS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도급액은 총 4조159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5조7000억원)에 견줘 26.2% 감소한 수준입니다.
 
고금리로 분양시장이 악화한 가운데 자재비 상승으로 정비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으면서 재개발·재건축을 주저하는 현장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주택 분양시장 경기가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주를 따내더라도 착공·분양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으면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단독 입찰을 통해 수의계약을 하거나 수익성이 좋은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물밑작업만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건설사별로 보면 행보는 조금씩 차이가 존재합니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1분기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 낭보를 전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내걸며 정비사업에 힘쓰고 있습니다. 
 
경쟁 없고 수의계약 늘고…시장 악화에 셈법 복잡해져
 
실제 포스코이앤씨는 연초 서초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3746억원)을 시작으로 △평촌 초원세경아파트 리모델링(2446억원) △중구 신당8구역 재개발(3746억원) △부산 해운대 상록아파트 리모델링(3889억원) 시공권을 확보하며 업계 선두를 달리는 상황입니다. 올해 1분기 수주액은 1조3827억원으로 전년동기(4202억원)의 3배에 달합니다.
 
이에 반해 지난해 도시정비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대우건설은 올해 들어 '울산동구일산동푸르지오' 시공권을 포기하는 등 사업성과 미분양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부문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고, 2분기에는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서울·수도권 등의 핵심지역 도시재생사업을 단계별로 확대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성이 높은 개발형 사업을 선별 추진할 예정”이라며 “브랜드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설계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제공해 도시정비사업의 서울권역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공격적인 수주보다 관리로 선회한 건설사도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올들어 일산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 등 3건을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했는데 도급액은 8094억원으로 1년 전(1조7000억원)에 견줘 51.2% 떨어졌습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1위를 거머쥐었던 현대건설은 올해 국내 수주비중을 79.9%에서 64%로 낮출 계획입니다.
 
GS건설 또한 연초 상계주공5단지·안산 선부연립1구역 등을 수주하며 연초 1조 클럽에 입성했지만, 작년 1분기 수주액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이밖에 DL이앤씨의 도급액은 45% 감소한 476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가락상아2차리모델링 1건(3753억원) 수주에 그친 삼성물산 도급액도 반토막났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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