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건설업계에는 아직 온기가 돌지 못한 모습입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올해 1분기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 등 시평 상위 5개 상장건설사의 매출액은 총 23조108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20조7251억원)에 견줘 11.5% 증가한 수준입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사옥. (출처=각사)
올해 들어 건설사들은 도시정비 사업 등에서 잇달아 수주에 나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주택 부문의 매출 성장 둔화와 원가율 악화 등의 요인으로 실제로 번 돈에 해당하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받은 실적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주요 5개 건설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에서 세금 등 회사가 지출한 모든 비용을 뺀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조9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4%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1091억원으로 8.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주택과 비주택 주력 건설사 간의 실적에 대한 희비 교차도 극명히 갈릴 전망입니다.
수익성 개선 아직…비주택 비중·신사업 성과 '관건'
작년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 DL이앤씨의 경우 매출액은 1조7863억원으로 17.9% 오르지만 추정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864억원, 599억원으로 31.3%, 41.7% 쪼그라들 것으로 나왔습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순익은 각각 1439억원, 1018억원으로 21.4%, 34.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대우건설 순익은 33.5% 떨어진 1155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반면 플랜트 등 해외 수주와 폐기물 등을 강화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아이에스동서의 순익은 오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삼성물산의 순익은 건설사 4곳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6740억원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밖에 삼성엔지니어링과 아이에스동서의 추정 순익은 각각 20% 뛴 1363억원, 984억원으로 나왔습니다.
(표=뉴스토마토)
한편 시장에서는 최근 주택 경기 지표가 반등했다면서 해외 수주와 친환경 등 신사업의 역량 강화가 실적을 좌우할 요인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수익성이 부진한 건설사의 경우 공사비 인상 프로젝트의 분양 결과와 신사업부문의 실적 추이가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1분기를 저점으로 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재무현황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 확대나 플랜트 추가 수주 등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작년 하반기 대대적인 진행원가율 점검과 조정에 따른 주택·건축부문의 원가율 부담이 1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주택 공급 추이가 향후 중기 수익성 개선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