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주택 매매시장의 큰손으로 꼽혔던 2030세대가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다시 팔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로 공항구매(패닉바잉)에 나섰던 20·30대의 부담도 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됩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도인은 총 362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만 19세부터 39세까지 20~30대 매도인은 530명을 차지했습니다. 전체 매도인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14.63%로 전월(10.9%)대비 4%포인트 가량 늘었습니다.
집합건물 매도 배경에는 금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에서 속에서도 지난해부터 이어온 금리인상 기조로 원리금 상환 등 이자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크게 작용한 까닭입니다. 또한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년 9개월 만에 10억원 밑으로 내려가는 등 하방압력을 받았다는 점도 주택 보유를 망설이게 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실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금관구’(금천·관악·구로)를 비롯해 양천·영등포·강서구가 있는 서남권 등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진 상태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2월 넷째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0.24%로 전주(-0.26%)대비 낙폭이 줄었지만 구로(-0.31%→-0.33%), 동작(-0.28%→-0.49%)이 있는 서남권(-0.34%→-0.36%)과 노원구(-0.16%→-0.21%) 등은 전주대비 하락폭이 커졌습니다.
지난달 집합건물 매도인 중 2030세대 14.6%차지
주택매매시장이 위축되다보니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수억원씩 호가를 내린 매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동 대장주 ‘마곡엠벨리7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10억64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9월 최고가(17억5500만원)에 비해 7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입니다.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59m²는 작년 4월(13억6000)에 견줘 4억6000만원 내린 9억에 거래됐으며, 같은 기간 마곡엠밸리6단지 84㎡ 매매값은 16억5000만원에서 10억8000만원으로 5억7000만원 떨어졌습니다.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평가받은 마곡지구는 LG와 이랜드 등 대기업 산업단지가 들어서며 ‘제2의 판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주택 시장 위축을 피하지 못한 셈입니다.
(표=뉴스토마토)
노도강, 금관구에서도 집값 내림세가 이어졌습니다. 구로 두산(전용51㎡)은 연초 직전 최고가(6억8000만원·21년8월)보다 27.2% 하락한 4억9500만원에 거래됐으며 한때 11억5000만원(21년 7월)까지 치솟았던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전용 68㎡)’는 지난달 6억98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이밖에 강서구 가양동 ‘가양6단지’ 전용면적 49.5㎡은 지난달 신고가(9억9500만원·21년9월)대비 41.7% 급락한 5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며 노원구 건영3차(전용 84㎡)는 올해 1월 10억1000만원(13층)에 거래된 이후 한달 만인 지난달 9억1000만원(14층)에 매매됐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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