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위메이드(112040)의 가상자산 위믹스의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또 일주일 뒤로 미뤄진 가운데 코인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위믹스 상폐 여부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예민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위믹스에 대해 사실상 상장폐지 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이렇게 될 경우 형평성 문제로 또 다른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 2일 미디어간담회에서 위믹스 상폐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사진=위메이드 동영상 캡처)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이 속한 공동협의체 DAXA는 거래소 공지사항을 통해 위믹스의 투자 유의종목 지정기간을 오는 24일까지 1주일 연장했다고 17일 밝혔다. 소명절차 기간동안 제출된 자료 일부에 오류가 확인돼 좀더 판단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달 27일 DAXA는 위믹스의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 2주 동안 위믹스재단의 소명 자료를 검토해 최종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10일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일주일 연장했고, 이번에 또 일주일 재연장했다.
위믹스에 대해 두차례나 판단이 유보되자 업계에선 유의종목 해제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위믹스에 투자한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통량 정보 공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위믹스에 대해 상장폐지를 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로 남게 되기 때문에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폐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류가 또 확인됐으면 더욱 상폐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인데 좀더 명확한 해명을 하기 위해 일정을 미룬 것 같다. DAXA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는데 결정은 동일하게 내려야하기 때문에 의견 조율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 또한 위믹스 상장폐지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거래소들이 수익 대부분을 코인 거래 수수료로 얻는 상황에서 위믹스 상장폐지시 겪게 될 수익성 악화를 더 고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위믹스 투자자들의 반발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원칙상으로는 상폐가 맞다고 봤다. 홍 교수는 "거래량을 축소해서 얘기하고, 코인 발행 사실을 알리지 않고 추가로 발행한 것은 자본시장법으로 따지면 범죄행위에 속한다"면서 "위믹스 투자자들 때문에 상폐조치를 안하게 되면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고 꼬집었다.
다만 실제 상장폐지엔 물음표를 찍었다. 위믹스를 가진 투자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상폐는 절대 안된다고 방어를 해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상폐로 결론 나면 더 큰 피해를 입는 만큼 문제가 있더라도 잘하고 있다고 주장을 해야하는 이상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상폐조치를 하게 되면 거래소가 입게 될 손해가 더 크다는 판단에 쉽게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믹스 사례가 선례로 남아 다른 코인들도 위믹스처럼 문제가 생기면 모두 상폐를 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정확한 유통량 공시 문제와 함께 최근 또 다른 공시 누락 이슈가 불거지면서 위믹스에 대한 제재가 더욱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업계에선 위믹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노드카운슬파트너 40원더의 스테이킹 물량인 6000만개 규모의 위믹스가 더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통량 문제는 가장 민감한 사안인데 이를 올바르게 잡고 가지 않으면 또 비슷한 문제가 터질 것"이라며 "다른 거래소들도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장기적으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폐 등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6000만개 스테이킹 물량도 나중에 풀릴 가능성이 있기에 거래소에만 판단을 맡길 게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도 나서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거들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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