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콧대 낮춰도 안팔리네…부동산 시장에 쌓이는 보류지
숨은 로또라더니…하반기 들어 8곳 보류지 매각
보류지 유찰 잇달아…홍은포레스트 등 입찰가 낮춰
2022-10-26 06:00:00 2022-10-26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시장의 ‘숨은 로또’로 꼽혔던 재개발·재건축 단지 보류지가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집값 고점 인식이 팽배하고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고 적체되는 모습이다.
 
25일 서울시 정비사업포털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현재까지 서울에서는 강남과 서초·노원·사당·응암·홍은 등 8곳의 주택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이 보류지 매각 공고를 게시했다. 보류지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조합원 물량의 누락·착오·소송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한 것으로, 통상 완공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 조합의 재량으로 일반에 입찰방식을 통해 판매한다.
보류지 매각을 진행 중인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백아란기자)
입찰은 조합 측이 정한 최저입찰가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을 받는데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어 입찰에 성공하기만 하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숨겨진 로또’로 꼽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부동산 경기가 약세장으로 돌아서면서 보류지의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실제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의 경우 펜트하우스(185㎡) 2가구를 포함해 15가구가 보류지 매물로 나왔지만 유찰됐다. 전용 59㎡의 최저입찰가는 20억원으로, 작년 8월 같은 평형 분양권이 21억539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1억5000만원가량 낮아진 수준이다. 앞서 해당 평형은 지난 7월 20억3000만원(26층)에 거래된 바 있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GS건설이 개포주공아파트 4단지를 재건축한 것으로, 단지내 인피니티풀을 갖추는 등 특화계획으로 주목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강남 지역 1군 아파트 또한 부동산 시장의 한파를 피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서초우성1차아파트 주택재건축조합 역시 삼성물산이 시공한 ‘래미안 리더스원’의 보류지를 지난해부터 매각하고 있지만 매각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반기 보류지 매각 공고 현황.(표=뉴스토마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류지도 몸값을 낮추고 있다. 오는 11월2일까지 보류지 매각 접수를 받는 힐스테이트 홍은포레스트(홍은동제2주택 재건축정비사업)는 최근 전용면적 59㎡ 보류지 최저입찰가를 8억6000만원으로 내놨다. 이는 지난달 제시한 입찰기준가(9억6000만원)보다 1억원 하락한 것이다. 특히 현재 같은 평수 분양권이 10억7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는 것과 비교하면 2억원이 낮은 수준이다.
 
이밖에 서울 노원구 ‘태릉 해링턴플레이스’ 보류지의 경우 올해 들어 11번째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물량 소화가 쉽지 않은 상태다. 매각 공고를 낸 태릉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보류지 11가구에 대한 매각을 진행 중인데 전용 84㎡형 보류지 최저 입찰가는 11억7000만 원으로 올해 3월 내놓은 입찰 기준가(13억원)보다 1억3000만원 빠졌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기조와 집값 고점 인식에 부동산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등 부동산 시장 하방 경직성이 높은 만큼, 보류지 매각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시장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매수자들의 선택지가 많은 상황”이라며 “집값 하락세에 매수자 관망이 심화하고 있어, 보류지 매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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