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도매제공 일몰…4차 연장으로 가닥
2019년 3번째 연장된 도매제공 제도 9월22일 일몰
SKT "도매제공 의무 없애자" vs. "국내 이통시장 경쟁 미흡해 안돼"
일몰제 폐지 의견도 나오지만 사업자 반발에 연장으로
알뜰폰업계 "제도 필요·대가산정 방식도 바꿔야"
2022-09-22 16:29:11 2022-09-22 16:40:1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조항이 22일 일몰된다. 기존 알뜰폰업체들의 경우 계약관계에 따라 도매제공이 중단되지는 않지만,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도매제공 의무가 23일부터 사라지면서 알뜰폰 정책의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정부는 SK텔레콤과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에 돌입한 상태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도매제공 일몰제 연장을 논의 중이다. 도매제공 일몰제를 폐지해 알뜰폰 사업자들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 중이지만, 이동통신(MNO) 사업자의 반발 등으로 제도 연장으로 의견이 모이는 상황이다.  
 
2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회는 전기통신사업법 도매제공 제도 연장을 놓고 논의 중이다. 지난 2010년 9월22일 최초 시행된 이 제도는 3년 일몰 규정으로 제도화됐다. 이후 국회 심사를 거쳐 2013년, 2016년, 2019년 3차례 연장된 바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종량제(RM) 도매대가가 매해 낮춰진 만큼 알뜰폰들이 자체적으로 혁신 요금제를 만들어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도매제공 의무 자체를 없애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실제 종량제 데이터 도매대가는 2018년 MB당 3.65원에서 2019년 2.95원, 2020년 2.28원, 2021년 1.61원으로 매년 낮아졌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정부나 국회에서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경쟁 미흡을 근거로 도매제공 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21년도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규정했다. 2020년 말 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의 가입자 점유율(알뜰폰 제외)은 47.7%, 총소매 매출액 점유율은 47%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1위 사업자 점유율과 비교하면 가입자 기준으로는 4.6%포인트, 매출액 기준으로는 3.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국회와 정부는 도매제공 제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일각에서는 도매제공 일몰제를 폐지하자는 의견도 내놓는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도매대가 3년 일몰제 때문에 사업의 불안정성이 있는데, 일몰제를 폐지해 재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도매대가 의무제공 기한 일몰제 폐지와 의무제공 사업자를 이동통신3사로 확대하는 등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선 등으로 관련 논의가 지연됐지만, 일몰제 폐지를 포함해 제도 연장에 대한 입장을 가지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방위 관계자는 "3년마다 제도를 연장하며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알뜰폰을 포함한 도매제공 제도의 중장기 전략 자체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시기적으로 심사 일정이 촉박하고, MNO 사업자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당장 일몰제의 폐지는 힘들어 보이고, 3년 연장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알뜰폰업계는 정책 공백을 최소화하고, 알뜰폰 사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 연장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아울러 도매대가 산정방식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에 따르면 도매대가 산정은 도매제공사업자의 소매요금(영업이익 100% 포함)에서 마케팅비용과 광고비용 등의 회피가능비용을 제외하고 산정하는 방식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행 방식으로는 교환·전송설비 등 중요한 설비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도매대가 산정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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