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랩 AI 피부 분석 솔루션 '루미니'. (사진=룰루랩)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최근 대기업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이 각자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에서 스핀오프한 룰루랩이 인공지능(AI) 활용 범위를 뷰티와 헬스케어로 확장하고 있다.
룰루랩은 피부 데이터를 핵심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피부 측정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한 스타트업으로 삼성전자 사내 벤처 C랩(C-lab)으로 시작해 2017년 스핀오프(Spin off, 기업분사)했다. 바이오마커는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데 쓰이는 지표를 뜻한다. 과거에는 질병을 예측하거나 진단할 때 주로 쓰이는 개념이었으나 최근에는 헬스케어 전반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품에 있을 당시 룰루랩은 피부데이터를 활용한 질병 조기 진단·예측에 초점을 맞췄으나 스핀오프 이후로는 뷰티 산업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피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뷰티와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룰루랩이 유일하다.
룰루랩의 뷰티 산업 진출을 보여주는 예는 AI 피부 분석 솔루션 '루미니'다. 루미니는 피부를 스캔해 모공, 주름, 여드름 등 10여개 항목을 분석한다. 분석까지 걸리는 시간은 7초 안팎이다. 이 솔루션은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개인 피부 상태에 맞는 뷰티 제품과 콘텐츠를 제공한다.
루미니를 포함해 룰루랩이 기업 간 거래용으로 개발했거나 해외에 공급하는 솔루션의 핵심은 데이터다. 어느 계통이든 AI가 데이터를 입력시켜 분석값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관건은 데이터의 양과 질이다. 많은 양의 데이터에서 우수한 일부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룰루랩은 여러 변수를 제어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AI 분석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룰루랩은 올 상반기 기준 피부 데이터 분석 관련 12개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룰루랩 관계자는 "AI 기술력은 분석 정확도와 재현성이 핵심이며 이는 데이터의 양적, 질적 수준과 비례한다"면서 "당사는 양질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 다양한 변수를 제어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과 전문가들의 상시적 데이터 라벨링을 병행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피부 데이터 분석을 통한 룰루랩의 헬스케어 사업은 디지털에 집중된다. 룰루랩은 지난해 국내 대학병원과 피부·전신질환 디지털 AI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피부 진단 AI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아토피, 건선 등 피부질환 15종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룰루랩은 같은 해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기립성 또는 식후 유발성 저혈압에 대한 디지털치료기기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오는 이 과제를 마무리한 뒤 오는 2024년 디지털 의료기기 인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기술력 입증을 통해 룰루랩은 최근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이번 시리즈C 투자에는
현대차증권(001500), SK쉴더스, 노틱인베스트먼트, 엘로힘파트너스, 어큐러스그룹, 우아한형제들 등이 참여했다.
남은 과제는 상장을 위한 과정이다. 룰루랩은 내년 중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마치고 이듬해 상반기 중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룰루랩 관계자는 "올해 룰루랩은 뷰티와 헬스케어 양 사업 부문 모두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진행하고 이듬해 2024년 상반기에는 기업공개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에서 스핀오프한 다른 스타트업으로는 솔티드, 웰트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각각 스마트 인솔(깔창)과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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