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타고 질주했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고속 성장세가 더이상 지속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하락했고, 계열사·노조 등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대내외 거시 환경도 좋지 않아 이들이 한동안 부침을 겪을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말 2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네이버(
NAVER(035420))가 매출 2조254억원, 영업이익 36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네이버의 분기 매출이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성장률은 30%를 웃돌았던 지난해 수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되며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지 않다. 영업이익도 한 자릿 수 대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카카오(035720)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가 바라보는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은 1조8524억원, 영업이익 1978억원이다. 이 역시전년 동기 수준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일부 증권사에서는 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네이버 사옥(위쪽)과 카카오 판교 오피스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 둔화는 포스트 코로나 국면으로 접어드는 거시 환경과 무관치 않다. 비대면 경제 활황으로 광고와 커머스를 중심의 빠른 성장을 거듭했던 것이 현재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사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개발자 몸값 등 높아진 인건비 부담은 기업들의 영업비용을 키웠다. 네이버는 지난 1일에도 전직원에게 스톡그랜트 지급을 위해 36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어두운 실적 전망은 주가 하락의 트리거가 됐다. 4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23만5000원으로 연초(37만6000원) 대비 37.5% 하락했다. 6개월 사이 시가총액은 23조원 가량이 증발했다. 이날 6만8100원으로 마감한 카카오는 11만4500원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작년 한 때 3위까지 올랐던 시가총액 순위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더욱이 네이버와 카카오는 노조와의 갈등도 겪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자회사의 처우를 본사와 같은 수준으로 개선해달라는 요구를 하며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이슈로 혼란 속에 있다.
업계에서는 반등의 열쇠를 본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업의 성과로 실력을 증명하고 부진을 털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두 회사가 모두 광고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하게 된 배경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IR 행사에서 플랫폼 내 광고 사업의 강화를 약속했다. 톡비즈 광고 성과가 하반기부터 가시화 될 것이며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관심사 기반 오픈채팅방에도 광고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오픈채팅방을 유료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신사업 선봉인 콘텐츠가 순항하고 있는 만큼 한 자릿 수 대로 떨어진 서치플랫폼 부문의 회복이 시급하다. 다만 검색광고 시장 내 점유율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하반기의 전망도 좋지는 않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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