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금리인상 기조에 이자 부담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고 있다. 부동산 거래 절벽이 지속되면서 하락장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연말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한국 경제전략 보고서에서 "한은이 7·8·10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5%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기준금리는 9개월간 5차례 올랐다. 가파른 금리인상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한은은 앞으로 3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자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8%대에 다가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목소리다. 지난 27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연 4.16~6.39% 수준이다. 올해 말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대를 넘어 8%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민 대출 창구인 한국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의 금리도 올랐다. 주금공은 "내달부터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의 금리를 0.20~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20년·30년·40년 만기는 0.2%포인트, 10년·15년 만기는 0.25%포인트 상승한다.
서울의 한 은행에 설치된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자 부담에 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주택 거래도 뜸해진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의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5951건이다. 지난해 1~5월 2만1929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달 거래 건수 증가를 감안해도 감소폭이 확연하다.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진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미국과 국내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만큼 주택구입 수요자들은 이자 부담을 고려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매매거래량과 매매가격 흐름은 약보합 기류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3%에 가까워지면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기준금리가 앞으로 더 빨리 더 많이 오른다면 부동산 시장 상승장은 거의 마무리되고 하락장에 진입할 수 있다"면서 "투자심리는 약해지고 집값 상승 기대심리도 힘이 빠지면 수도권 외곽부터 서서히 서울로 집값 하락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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