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강화도 평화전망대에서 실향민들을 만나 "하루빨리 남북 관계가 개선해, 헤어진 가족을 만나 따뜻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날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를 바라보며 실향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남북 간 긴장이 격화되고 적대성이 너무 강화돼 서로 연락도 안 하다 보니, 한때는 이산가족 상봉도 하고 소식도 주고받았는데 이제는 완전히 단절됐다"며 "이런 상태가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간 적대성이 완화되고 소통·교류·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혈육 간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이런 안타까운 점에 대해 북측에도 '인도적 차원에서 고려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며 "군사적·정치적으로 대립하고 갈등하고 또 경쟁하더라도, 이산가족이 생사 확인이라도 하고 하다못해 편지라도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남북 모든 정치의 책임"이라고 했습니다.
실향민들은 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남북 관계가 개선돼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냐"고 위로하며 "지금보다는 조금 더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금만 더 견뎌보시라,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지난달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축으로 한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한 뒤 나온 첫 구체적 제안입니다.
당장 큰 폭의 관계 개선은 어렵지만, 정치적 부담이 적고 추진 명분이 큰 이산가족 문제를 고리로 북한과 대화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접경 지역에 이어 인천의 아동양육시설을 방문하고 전통시장도 둘러봤습니다. 또 서울의 한 지구대를 찾아 연휴 기간 근무하는 경찰관들을 격려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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