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케이뱅크가 100%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개인사업자 후순위 주택담보대출 대환 상품을 출시합니다. 금융당국의 우려에도 주담대 상품 라인업을 꾸준히 추가하면서 혁신보다는 수익성만 좇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케이뱅크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장님 부동산 담보 대출 대환 상품'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품은 개인사업자의 후순위 부동산담보대출을 대환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에도 부동산 시세의 최대 85%까지 최장 10년간 최대 1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후순위 대출은 기존 부동산 담보 대출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는 구조로 일반적으로 2금융권이 취급하는 상품입니다. 리스크가 크고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에는 선순위 주담대와 후순위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케이뱅크가 주담대에 집착하는 건 현재 기업공개(IPO)를 앞둔 만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됩니다. 케이뱅크는 최근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함에 따라 세 번째 IPO 도전을 하겠다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업계에선 이번에 개인사업자 대상 후순위 대출 시장까지 확보한다면 대출 성장 규모는 최대 2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PO를 앞두고 재무적 매력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후순위 대출은 선순위 대출과 달리 리스크가 큰 만큼 연체율 관리가 핵심 과제입니다. 개인사업자가 일반적인 주담대 차주보다 수입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내놓아야 할 인터넷은행이 담보대출로 실적쌓기를 하려 한다는 지적도 피해가기 어려워 보입니다. 인터넷은행들은 기존 시중은행이 하지 못하는 중금리 대출과 혁신성을 위해 출범했지만, 점차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주담대 경쟁에 뛰어들며 기존 금융권과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김민찬 케이뱅크 Corporate 그룹장은 "아파트 대부분이 개인사업자 사장 개인 명의로 선순위 대출이 있다"며 "기업대출은 가계대출과 대환이 안 되기 때문에 후순위 대환에 좀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대출 취급 시 1억원을 초과할 경우 용도 점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출이 쉽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그는 "올해 계획하고 있는 기업대출 공급액이 2조원 플러스 알파"라며 "IPO가 안되더라도, 2조원 이상 공급했을 때 스트레스 완충자본까지 고려한 자본비율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케이뱅크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 후순위 대환 상품' 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민찬 그룹장이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사진=케이뱅크)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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