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은행들이 고액을 주고 기용한 연예인 모델이 잇달아 구설수에 시달리면서 고민이 커졌습니다. 홍보 효과는 커녕 대외 신인도를 추락시키고 있지만, 계약 해지가 쉽지 않아 전전긍긍하는 모습입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지주(
신한지주(055550))의 자산관리 브랜드 ‘신한 프리미어’ 모델인 배우 김수현은 과거 미성년자와 열애 의혹 등 사생활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신한금융은 공식채널에서 김수현 관련 이미지와 영상 일부를 가렸습니다.
이에 더해 김수현이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로 은행권 광고계 블루칩으로 주목받았던 만큼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마저 형성되고 있습니다. 앞서 김수현은 지난 2014년부터 1년, 2020년부터 3년간 두 차례 하나은행 모델을 맡기도 했습니다.
금융권 모델 사생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은행들이 모델을 선정하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은행들은 전통적으로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중장년 연예인들을 모델로 기용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인기 아이돌이나 톱스타를 모델로 발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리스크도 커졌습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남성 아이돌 A그룹을 광고 모델로 선정했으나 대기실에서 멤버들이 욕설과 비속어, 성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유출되면서 부정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2021년부터 당찬 이미지의 여배우 B를 기용해 이미지 변화를 꾀했으나, B가 동료 배우의 연인과 환승 연애를 했다는 등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해를 끝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습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22년 ‘신한 슈퍼SOL’ 모델로 여성 아이돌 그룹 C를 기용했지만 지난해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이 발생하며 그룹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이 같은 이슈에 따라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결국 지난해 12월 이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있던 모델을 기용하고 있는 은행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경우 지난해 권지용(지드레곤)을 모델로 발탁했습니다. 그러나 권지용은 과거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의 얼굴인 남자 배우 변우석의 경우 지난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과잉 경호 논란이 빚어졌고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은행들은 항상 신뢰감과 안정감 높은 연예인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이지만 연예인의 사생활 문제나 과거 이력 등을 광고 모델 선정 시점에서 완벽히 검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열애설 등 사적인 논란이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대해서는 계약을 해지하기 어렵다"며 "모델을 선정할 당시 해당 논란을 미리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대응에 난항을 겪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은행들이 고액을 들여 연예인 모델을 쓰고 있으나 사생활 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되려 신인도 훼손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들이 창구에 앉아 상품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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