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배당기준일이 주총 시즌 전후로 미뤄지면서 생겨난 ‘벚꽃배당’이 한창입니다. 구체적인 현금배당 금액을 결정한 후 배당기준일을 잡아 지금 당장 매수해도 은행 이자의 두세 배 고배당을 받을 수 있는 종목들이 많습니다.
(표=뉴스토마토)
1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사업연도 결산을 마무리하는 12월 결산법인들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현금배당 공시도 마무리되어가고 있습니다. 현금배당 최종 결정은 주총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사회에서 정한 금액이 바뀌는 경우는 흔치 않아 현금배당 계획을 참고해서 투자해도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올해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기준일을 주총 전후로 미룬 기업들이 더 늘어났습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배당 계획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게 배려한 조치입니다. 다만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일, 즉 배당기준일이 경과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주총에서 배당을 확정하겠지만 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이미 지나 지금 매수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주요 은행지주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삼성전자처럼 이미 주총을 진행한 기업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배당기준일까지 일정에 여유가 있는 기업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현재 주가 대비 배당금이 쏠쏠한, 고배당주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블랙야크I&C, 대주주 양보로 8% 고배당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통합 검색 화면의 검색창에서 보고서명을 선택 후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기준일) 결정’으로 찾아보면 현금배당을 결정한 기업들이 제출한 현금배당 공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이를 전수조사한 결과 2024년 결산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준일이 21일 이후로 설정돼 아직 매수 기회가 경과하지 않은 종목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을 추린 결과 5% 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 32종목에 달했습니다.
이중에서도 최근에 상장한 서울보증보험의 예상 배당수익률이 8.87%에 달합니다. 서울보증보험을 포함해 지금 당장 매수해도 7%를 넘는 배당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종목이 9개나 됩니다. 은행의 1년 만기 예금이율이 3%대를 밑도는 상황에서 그 두 배의 성과를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겁니다.
블랙야크아이앤씨의 경우 대주주와 일반주주에 대해 차등배당을 결정한 것이 배당수익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블랙야크아이앤씨 이사회는 지난 14일 대주주는 1주당 32원, 나머지 일반 주주들은 320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대주주의 보유주식(1968만주)이 나머지 주식(457만주)보다 월등히 많다 보니 대주주 몫을 줄인 것이 일반주주의 몫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덕분에 일반 주주들은 배당재원을 많이 쓰지 않고도 현재가 기준 8%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중간배당 주고 또 6.5% 배당
(표=뉴스토마토)
특히 중간배당 또는 분기배당으로 전환한 종목들이 많은 가운데, 지난해 이미 중간배당금을 지급했음에도 결산배당금으로도 5%를 넘는 종목들도 있습니다. 크레버스는 결산배당을 주당 1000원으로 예고한 상태입니다.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6.56%입니다. 크레버스는 지난해 상반기 500원을 이미 지급했습니다. 중간배당금을 더한 연간 배당수익률로 본다면 10%에 육박해 서울보증보험을 압도합니다.
동국홀딩스 또한 100원을 기지급해 실질 연간 배당수익률은 6.56%에 달하며, 이노션도 225원의 중간배당금을 더할 경우 연간 배당금은 1175원으로 불어나고 배당수익률은 6.33%로 상승합니다. 이들은 결산배당도 좋지만 분기배당주처럼 짧게 투자하는 것보다 길게 보유했을 때 더 빛을 발하는 종목들입니다.
결산배당금만으론 5% 초과 고배당주 대열에 들지 못했으나 중간배당금을 더할 경우 엄연한 고배당주들도 많습니다. SK디앤디는 지난해 상반기 200원을 중간배당해, 결산배당 400원을 포함한 시가배당수익률은 7.06%로 높습니다. SK와 SK네트웍스도 중간배당을 더한 연간 배당수익률은 5%를 훌쩍 넘습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결산 때 2950원을 지급할 예정인데 지난해 상반기 2400원을 지급해 연간으론 5350원을 배당했습니다. 연간 배당수익률 5.71%입니다. 동국제강 역시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각각 300원씩 지급, 연간 6.22%의 배당수익률이 산출됩니다. GKL은 아예 중간배당금(360원)이 결산배당금(222원)보다 많았습니다. 이들도 이번 결산배당만 놓고 보면 투자 후보에서 제외되지만 장기간 보유했을 때 좋은 고배당주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고배당주 명단에 포함된 다우기술의 경우 이익이 급증한 덕분에 배당금도 두 배로 뛰었습니다. 반면 롯데지주의 경우 대규모 적자를 내고도 1200원 배당을 의결했습니다. 같은 고배당주이지만 형편은 전혀 다르므로 투자 후보를 선별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3월31일, 4.93%) △세아베스틸지주(3월28일, 4.91%) △삼성화재(3월26일, 4.90%) △삼호개발(3월31일, 4.89%) △한솔홀딩스(3월31일, 4.84%) △한국앤컴퍼니(3월31일, 4.84%) △포스코스틸리온(3월28일, 4.80%) 등도 주가 등락에 따라 언제든 5% 고배당주 대열에 포함될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배당금을 수령하려면 배당기준일 2영업일 전엔 주식을 매수해 이날까지 보유해야 합니다. 다음날인 배당기준일 하루 전엔 배당금 수령 권리를 획득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하락하는 배당락이 발생합니다.
(사진=김창경 기자)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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