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진에 '아쉬운 성적표'
작년 4분기 DS부문 영업익 2조9000억
HBM 성과 등 미흡…2분기 연속 영업익↓
연간 매출 300조 돌파…영업익 398.4%↑
"현재 경영상황 어려워…단시간내 해결"
2025-01-31 13:37:35 2025-01-31 14:33:43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DS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반도체 분야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용량·고사양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9.9% 증가한 649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습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1.8% 늘어난 75788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쳤습니다. 증권가는 당초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각각 768752억원, 69388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아쉬운 실적 배경으로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꼽히는데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 30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4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9000억원에 그쳤습니다. DS부문은 지난해 2분기 645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 기대감을 높여왔는데요. 수요 침체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로 범용(레거시)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했고,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늘어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 등 3분기(38600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 서버용 고용량 DDR5 판매 확대로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해 4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연구개발비 및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Ramp-up)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부문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사양·고용량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인데요.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의) AI향 반도체 수출 통제로 HBM의 변동성은 예상외로 높겠지만, 불확실성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것이라며 레거시 메모리의 공정 라인 운영을 최적화하는 한편, 고사양·고용량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첨단 공정을 가속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HBM 5세대 제품인 HBM3E 개선 제품을 올해 1분기 말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6세대인 HBM4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레거시 메모리는 지난해 30% 초반에서 올해 한 자릿수 수준으로까지 매출 비중을 축소한다는 계획입니다.
 
메모리 외에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도 모바일 수요 약세와 연구개발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면서 DS부문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삼성전자의 DX부문은 4분기 매출 405000억원, 영업이익 23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하락했습니다. 하만은 전장 사업의 안정적 수주 속에 매출 39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달성했는데요. 오디오 제품의 연말 성수기 판매가 확대돼 매출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또한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1000억원, 9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중소형 사업의 경우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대형 사업이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시설투자액은 전분기 대비 54000억원 증가한 178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DS부문 16조원, 디스플레이는 1조원 수준입니다. 연간 시설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인 536000억원으로 DS부문 463000억원, 디스플레이 48000억원이 각각 투자됐습니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사옥.(사진=뉴시스)
 
작년 매출 300조 돌파…영업익 398.4%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8.4% 증가한 32726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매출액은 같은 기간 16.2% 늘어난 3008709억원입니다. 삼성전자가 연간 매출이 300조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22(3022314)에 이어 두번째 입니다. 연간 순이익은 344514억원으로 전년 보다 122.45% 늘었습니다.
 
박순철 삼성전자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콜에서 현재 경영 상황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고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 이슈는 점차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항상 근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하며 성장해 왔고, 반드시 짧은 시간 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와 관련한 여러 영향에 대해서는 제한된 정보로 판단은 이르지만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업계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급변하는 AI 시장에 적기에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내놨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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