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래통합당이 다음주 중 당선자 연찬회를 열고 한 달 넘게 끌어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한 혼란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간 만남도 연찬회에서 결론이 난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다음주 중 국회에서 당선자 연찬회를 열고 총선 참패 원인 분석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 여부를 포함한 당 진로 방향성에 대해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구체적인 당선자 연찬회 일정은 14일 원내지도부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다음주에 하루 또는 이틀 정도로 연찬회 일정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민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인 비대위'의 운명은 당선자 연찬회에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통합당은 앞서 전국위원회를 통해 '김종인 비대위' 전환을 의결했지만 전당대회를 8월31일로 규정하는 당헌부칙 개정에는 실패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측은 최소 1년 임기를 주장하며 '임기 4개월 비대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도 여전히 김 전 위원장의 임기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초재선 의원 그룹에서도 '올해 8월까지', '연말까지', '내년 초까지'로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이유로 내부에서는 김종인 비대위를 연말까지 운영하는 방안이 부상했다. 임기 1년은 길고 4개월은 짧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시기를 절충하자는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던 조해진 당선자도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내에 일정 정도 기간을 늘린 비대위를 설치해서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맡기자는 의견이 좀 더 많다"며 "김 전 위원장이 정말 당의 회생을 위한 대안과 복안이 있다면 연말까지라도 수용해서 역할을 제대로 해주면 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 방식이 아닌 다양한 당 수습책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를 찬성했던 3선 장제원 의원은 당내 지도자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보수재건 원탁회의를 제안해 자강론에 무게를 실었다. 장 의원이 언급한 지도자급 인사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으로 보인다. 홍준표 전 대표는 주 원내대표가 중심이 되는 '혁신 비대위'를 제안했다.
결국은 주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대위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 당내 설득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주 원내대표가 초선 당선인을 적극 설득할 경우 중진 의원들의 반발 여론 역시 꺾을 전망이다. 통합당은 지역구 당선인 84명 중 초재선이 60명(초선 40명)으로 전체의 71.4%에 달하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토론을 통해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비대위 체제 찬반 표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연찬회 토론회에서 총선 패인 분석을 비롯해 미래한국당 합당 시점과 무소속 당선인 복당 문제 등을 놓고 참석자들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합당 문제와 관련해선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간접적으로는 합당에 비중을 두고 있으나 미래한국당의 독자 교섭단체 구성 카드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앞서 더불어민주당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오는 18일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맞춰 광주를 방문하기로 했다. 통합당은 광주 방문을 통해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꼽히는 '극우 이미지'와 '막말' 논란에서 벗어나 당의 변화와 혁신, 쇄신의 첫걸음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일부 시민들이 격렬히 항의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