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가계빚 불안에…커지는 금리 '속도조절론'
집값·가계부채 '금융안정' 위협…이달 기준금리 '동결' 우세
한미 금리 격차도 '발목'…연내 한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
2025-07-07 16:43:40 2025-07-07 18:48:59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당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달 '동결'을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최근 서울 등 널뛰는 집값과 치솟은 가계부채 추이를 고려해 한은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 모드도 동결 전망에 무게를 싣습니다. 다만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연내 한 차례 정도의 추가 인하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옵니다. 
 
'집값 폭등·가계부채 급등'에 금리 인하 어렵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에 나섭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직전 5월 말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0%대 성장 추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금리 인하였습니다. 
 
시장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달과 사뭇 다릅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3분기, 즉 7월 또는 8월에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한은이 지난달 말 금융안정보고서와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 등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오는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자 금통위가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성장 하방 위험을 고려하면 추가 인하가 필요하지만, 최근 서울 집값 급등과 가계대출 급증 가능성은 인하 시기를 늦추는 제약 요인"이라며 "앞선 금리 인하 효과를 점검하면서 이달엔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안예한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할 때 7월에는 금융 안정 요인에 집중하면서 동결할 전망"이라며 "7월 동결 이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효과를 지켜보면서 추가 인하 시점을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금리 격차 확대도 부담…한은, '속도 조절' 나설 듯
 
시장의 예상이 '동결' 전망에 무게를 싣는 것은 우선 치솟은 집값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000억원으로, 한 달 새 6조7000억원 넘게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으로, 가계부채 급등은 한은이 물가안정과 함께 지켜낼 책무가 있는 금융 안정에 큰 위협 요소입니다. 
 
집값 역시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인 만큼 금리 인하 제약 요소로 꼽힙니다. 정부가 지난달 말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한 것도 이러한 과열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주택 가격 급등이 기준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금통위 논의에서도 가계부채와 외환시장 등 금융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은이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여기에 미국과의 금리 격차 역시 한은의 추가 인하 결정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현재 한미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인 가운데, 미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가 인하에 나설 경우 원·달러 환율 불안 등 대외 리스크가 커질 수 있습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정책의 경기 부양 효과로 성장 전망이 다소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한은은 국회를 통과한 31조8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 효과를 지켜보면서 추가 인하 시점을 고려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입니다. 다만 미 관세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여전히 경기 둔화 우려가 있는 만큼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미 연준의 9월 인하 신호가 확인되고, 8월 중순 국내 가계대출 둔화세가 확인된다면 8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공 연구원은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완화 기조가 불가피해 보이나 금리를 더 큰 폭으로 인하할 경우 내외 금리차, 금융 안정 우려 등이 부각될 것"이라며 "추가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올해 마지막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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