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이후 약 한달이 지난 가운데 인근 2기 신도시의 집값이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다. 집값 악재에 3기 신도시 지정을 취소하라는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목소리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집값 하락이 장기적인 부동산 시장의 약세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앞에서 일산·운정신도시 연합회가 3기 신도시 지정을 취소하라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경기도 김포시, 파주시, 인천 서구 등 2기 신도시가 위치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4주째 하락하고 있다. 한강신도시가 있는 김포시에서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아파트값이 매주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13일을 기준으로 △지난달 2주차에는 0.12% △3주 0.12% △4주 0.09% △이달 1주 0.11% 하락했다. 운정신도시가 있는 파주는 △2주 0.07% △3주 0.08% △4주 0.12% △이달 1주 0.09% 떨어졌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평균 하락폭보다 큰 수치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3기 신도시 추가 지정이 인근 2기 신도시의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줬을 거라고 분석한다.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가 기존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추가 지정이 기존 신도시에 부정적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위기 반전 없는 집값 하락에 3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하라는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고양일산·파주운정·인천검단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국회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 3기 신도시 추진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집값 하락이 장기화되면 전·월세 가격도 하락하고 거래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매수 심리 위축으로 전월세 가격도 불안해지고 거래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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