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조선업계, 루머·구설까지 '골머리'
2015-11-04 16:08:45 2015-11-04 16:08:45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유가 기조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 빅3'가 최근에는 잇딴 루머와 구설들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 빅3'가 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에 나선 가운데 이와 관련한 미확인 루머가 잇따라 생산되고 있다. 업황이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데다가 인력감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정상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와 채권단의 4조2000억원 규모 조건부 지원을 수용하면서 이와 관련된 금융발 루머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인력감축설이다. 현재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직영 인력 1만3000명 가운데 3000여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한 매체를 통해 제기된 SK그룹의 인수설 역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을 뒤흔들어 놓았다. 조회공시 요구와 답변공시를 통해 현재는 오보로 판명됐지만 이날 SK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급격한 등락을 보이며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관련해서 내부에서는 산업은행이 3년 내 매각을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원이 결정된 상황에서 우리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본래의 위치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진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의 루머들이 생산될 때마다 내부 임직원들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인력감축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지원 방안 자료를 낼때 다운사이징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는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선업 평균연령은 높은 편이라 매년 350~400명 정도 정년퇴직자가 나오면서 자연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계열사 간 합병 또는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비주력 계열사들에 대한 정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관련 루머들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이 수포로 돌아간 바 있으며, 올해 이를 재추진하지 않겠느냐는 투자은행(IB)업계 발 분석들이 잇따르고 있다. 합병이 여의치 않을 경우 매각까지 고려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루머에서 한발 비껴나 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데다가 중공업을 중심으로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만큼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역시 경영정상화의 발목을 잡는 '구설'은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빅3 가운데 유일하게 노조와 임단협을 마무리짓지 못한 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실적악화를 이유로 임금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노조측은 이에 반대하고 기본급 12만7560원(6.77%)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새 노조위원장 선출을 끝낸 노조 측은 오는 12일 이를 재개하자는 뜻을 회사측에 전달한 상황이지만 노조 내부의 인수인계가 마무리되지 않아 임단협 재개는 다음달이 되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임금 인상과 고용안정에 대해 서로 평행선을 긋고 있는만큼 해를 넘긴 지난해 임단협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대중공업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미 발빠르게 구조조정에 나선만큼 임단협과 별개로 지속적으로체질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야드 야경. 사진/뉴스1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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