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XR 헤드셋 ‘무한’, 안드로이드 첫 타자…애플에 도전장
XR 헤드셋, 올해 안 출시 예정
내년 공개 스마트안경이 본게임
초기형, 무화면 AI안경 가능성
2025-07-13 14:13:16 2025-07-13 14:13:16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업해 올해 안에 출시를 예고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무한’은 양사가 공동 개발한 XR 전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XR’이 처음 적용되는 기기가 될 예정입니다. 삼성과 구글을 중심으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은 이 기기를 계기로 XR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개방형 생태계에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술력이 더해질 경우, 애플을 상대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지난 1월22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상반기 '갤럭시 언팩 2025'에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이 전시돼 있다. (사진=삼성전자)
 
13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XR 헤드셋 ‘무한’을 먼저 선보이고, 프로젝트명 ‘해안’으로 준비 중인 스마트 안경은 내년에 공개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마트 안경은 무게 50g, 배터리 용량 155mAh(밀리암페어)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먼저 등장할 XR 헤드셋은 외형과 성능 면에서 애플이 2023년에 출시한 ‘비전프로’와 유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플 제품이 600g이 넘는 무게와 500만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인해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삼성 역시 비슷한 문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에 존재합니다.
 
다만 삼성과 구글이 무한 프로젝트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히 첫 제품의 상업적 성공이 아니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무한’은 안드로이드 XR 생태계를 여는 첫 기기로 기능하고, 내년에 공개될 스마트 안경을 통해 본격적인 경쟁 단계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란 겁니다. 결국 진짜 승부처는 스마트 안경이라는 의미입니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기자 간담회에서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역시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사진=삼성전자)
 
연내 무한 헤드셋을 성공적으로 출시하기 위해선 XR 콘텐츠 확보가 필수입니다. 2차원(2D) 기반의 스마트폰이나 PC용 콘텐츠도 활용은 가능하지만,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려면 몰입형 XR 전용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 구글은 이를 위해 국내 콘텐츠 및 IT 업계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색 서비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같은 기존 2D 환경에서 운용되는 서비스 사업자뿐 아니라 게임업계 등 실감 몰입형 콘텐츠가 더욱 강점을 발휘할 분야와 XR 전용 콘텐츠 제작과 배포를 위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라는 전언입니다.
 
구글에는 삼성 헤드셋을 시발점으로 안드로이드 XR 생태계를 안착시키면, 엑스리얼·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들로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예컨대 XR용 플레이스토어에서 제공되는 앱을 다국어로 변환해 각국에 배포하는 구조가 가능해집니다. 콘텐츠가 부족한 XR 시장에서 이는 경쟁력 확보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 기기 제조업계 관계자는 개방된 생태계를 갖춘 데다 경쟁사 애플보다 구글의 AI 역량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XR 경쟁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스마트 안경 경쟁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향방이 가늠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안드로이드 XR이 처음으로 활용되는 기회를 국내 콘텐츠 업계가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글로벌 진출에서 유리한 고지가 확보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XR 콘텐츠 제작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I 기반 스마트 안경 산업의 성장을 위해 중소 제조업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특히 교육, 헬스케어, 관광, 장애인 보조 기기 등 특수 목적을 지닌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생태계 조성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입니다.
 
구글이 지난 5월2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구글 유튜브 채널)
 
스마트 안경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메타 역시 10년 넘게 이 분야에 투자했지만, 디스플레이 구현의 한계로 대중화에 실패했습니다. 안구와 안경 표면의 거리가 가까운 탓에 표면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화면을 띄울 수 있는 광학 기술이 현재로선 미비한 탓에 제품이 크고 무거워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아예 디스플레이 없이도 기능을 구현하는 ‘무화면 스마트 안경’의 구상입니다. 스마트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가 외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AI가 분석해 음성으로 사용자에게 안내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길안내 시 지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음성으로만 내비게이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 안경도 초기에는 화면이 없는 AI 안경으로 출시됐다가 안경알이 한 개만 있는 단안 안경에서 양안 안경으로 광학 기술 발전에 따라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스플레이를 제거하면서 생기는 무게·두께 개선 효과 덕분에 기존 안경 제조사들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레이밴은 메타, 젠틀몬스터는 삼성전자와 스마트 안경 시장 진출에 협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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