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의상 표절 논란에 휩싸인 배우 윤은혜가 입을 열었다. 표절 논란이 발생한 후 약 9일이 지나서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한 동문서답형 입장 표명은 되려 역풍을 불러 일으켰다.
윤은혜는 중국 동방위성TV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여신의 패션 시즌2'에서 자신이 직접 제작했다는 흰색 코트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윤춘호 아르케 디자이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은혜의 의상이 지난 3월 패션위크에서 자신이 선보인 의상의 디자인과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윤은혜가 직접 제작한 의상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뉴시스
윤 디자이너가 공개한 의상과 윤은헤의 해당 의상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꽤 비슷했다. 표절 의혹에 대한 해명이 필요했다. 하지만 윤은혜 소속사 제이아이미엔터테인먼트는 "표절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윤 디자이너를 향해 윤은혜 이름값을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적반하장 식의 대응에 나섰다. 당사자인 윤은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런 가운데 이 의상 외에도 윤은혜가 제작한 두 벌의 의상 역시 표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총 네 벌을 제작했는데, 그 중 세 벌에 대해 표절 시비가 붙은 것이다. 더 이상의 이미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윤은혜는 적절한 해명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
지난 14일 윤은혜는 오랜 침묵을 깨고 자신의 SNS에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나요? 사실 한 번 1등 한 것뿐인데 마치 내가 늘 1등 한 것처럼 얘기하네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히히"라고 남겼다. 노이즈 마케팅과 침묵 대응으로 자신에 대한 여론이 극히 나빠진 상황에 '히히'라는 장난스러운 문구로 대응한 것은 대중을 무시한 처사라는 게 중론이다. 아울러 난데없이 1등을 운운한 이 글은 논란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글을 읽어보면 윤은혜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표절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1등에 대한 시기와 질투로 인해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바라보는 듯하다. 문제의 핵심을 완전히 놓친 동문서답이다. 온라인을 살펴보면 일부 네티즌들은 윤은혜가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윤은혜의 대답은 대중의 감수성이나 상식과 어긋났다. 대중의 문제의식 자체를 부정하는 그의 대응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있을 리 만무하다.
스타는 이미지를 먹고 산다. 한번 훼손된 이미지는 바꾸기가 쉽지 않다. 오랜 경력이 있는 윤은혜가 모를 리 없다. 항간에는 윤은혜가 중국 활동에 전념하느라 한국의 반응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불통'의 아이콘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생겼다.
윤은혜는 오는 10월 한중일 프로젝트 영화 '사랑후애' 개봉을 앞두고 있어 한국 팬들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곧 한국 팬들을 만나야할 상황에 윤은혜가 무슨 이유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윤은혜는 한국에서의 활동을 포기한 것일까. 한국에서 활동을 중단할 것이 아니라면 표절 의혹을 하루 빨리 말끔히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윤은혜가 한국 땅에서 카메라 앞에 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대중의 실망과 분노가 극에 달해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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