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윤석열씨의 서울대 동기인 79학번 민주동문회가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9학번 민주동문회는 15일 성명서를 통해 "이완규의 지명은 그 자체로 부당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뿌리를 흔드는 심각한 일"이라면서 "우리는 이완규 헌법재판관 지명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국민과 함께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과거 전두환 군부의 불법 계엄으로 전국 대학에 휴교령이 떨어지고, 군대가 대학 캠퍼스를 봉쇄하며 민주주의가 무참히 짓밟히던 시절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은 군부 불법 쿠데타 세력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며 싸웠다"며 "그 시절의 아픔과 치욕을 잊지 못하는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내란 세력의 준동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민주주의를 짓밟으려는 내란의 중심에 서울대 79학번인 윤석열, 이완규, 석동현 등이 있다"며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서 같은 물을 먹고 자란 우리들 중에 그들이 치명적인 독을 품은 항변과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처장의 과거 검사시절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동문회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검사와 대화에서 검사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넘기라는 요구를 해 검찰이 최고선이라는 검찰주의를 대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명박정부에서는 시민이 온라인에 쓴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 씨를 비판한 글로 기소한 사건과 윤석열씨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한 기자에 대한 정치 검찰의 탄압 등을 열거했습니다.
이어 이들은 "이 처장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 안가에서 4인 회동을 한 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교체하며 증거인멸 의혹을 받는 신세가 됐다"면서 "이완규가 헌법재판관이 돼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하는 저 뻔뻔스러움은 윤석열의 후안무치에 필적할 만하다"고 꼬집었습니다.
끝으로 "인물을 헌법재판소의 일원이 되게 하는 것은 헌법 파괴를 방조하고, 국민의 상식과 정의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뿌리를 흔드는 심각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으로 이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정치권에서도 한 대행을 향해 직권남용 행위라며 이를 규탄했는데요. 이날 본회의에서 두 후보자의 지명철회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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