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초전 '대정부질문'…한덕수는 '불참'
대정부질의 첫날부터 고성 오가며 한때 소란
우원식 의장, 한덕수 불참에 "국민 무시" 비판
민주 "내란 옹호 사과하라…한덕수 자중해야"
국힘 "권한대행 대통령과 권한 같아" 옹호
2025-04-14 18:07:33 2025-04-14 20:35:48
 
 
[뉴스토마토 이진하·김성은 기자] 국회가 윤석열씨 파면 이후 처음으로 대정부질문을 진행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통령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설전을 벌였는데요.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한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출마설까지 나오는 한 권한대행을 향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이 밖에도 '내란'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설전을 벌이며 한때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공관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덕수 불참에 "국민 무시"…업무 범위 놓고 격돌
 
국회는 14일부터 3일간의 대정부질문에 돌입했습니다.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15일 경제, 16일 교육·사회·문화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진행합니다. 첫날 한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이를 두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시급 현안 처리와 민생현장 점검을 핑계 대며 불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민을 무시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양 교섭단체 양해도 없고, 의장의 허가도 없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한 국무총리든 대통령 권한대행이든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며 "4월 임시회 대정부질문은 예정된 일정이라 불출석은 가당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앞서 총리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권한대행이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전례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8년 전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파면된 후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정부질의를 참석했던 것과 대조됩니다. 
 
이어진 질의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한 대행의 업무 범위를 놓고 격돌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선출된 자가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의 권한행사만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형배 민주당 의원은 "헌법기관의 구성의 원리는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대통령과 국회 같은 선출된 권력이 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권한대행이 그 선출된 권력의 권한을 행사하나. 이것이야말로 제2의 내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행의 권한이 대통령 권한과 같다는 주장을 이어갔는데요. 유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헌재 사무총장도 대통령 고유 권한인 국군통수권, 비준권, 재의요구권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헌법재판관 임명도 달라질 수 없다"며 여기에 동의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박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는데요. 
 
이어 유 의원은 "대통령이 궐위 된 지금 한 대행이 대통령 권한을 그대로 승계하는 것이 헌법의 원칙이자 행정의 영속성을 위한 필연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동의하냐고 이 자리에 참석한 참석자들에게 재차 물었습니다. 그러자 김선호 국방부 장관 대행과 김홍균 외교부 1차관 등은 한 대행의 권한이 대통령과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습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란' 선 그은 박성재…'한덕수 출마설' 언급도
 
박 장관은 내란 동조에 가담한 적 없다며 사과 요구에 단호히 거절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다음 날 이 처장과 '안가 회동'을 가졌느냐는 김형배 의원의 질문에 박 장관은 "만났다"면서도 무슨 대화를 나눴냐는 추궁에 "식사라도 한번 하자는 연락이 와서 식사를 하게 됐고, 그 과정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제2의 계엄, 이런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윤씨 파면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모습도 나왔습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은 "내란수괴 윤석열이 파면된 지 열흘째인데, 아직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장관들 책임이 있다고 본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과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저보고 (내란을) 말씀하시는데, 내란은 아직 재판 중이다. 제가 공범이란 것은 없고, 무슨 사과를 하라고 하시는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동안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남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대통령의 수차례 반복된 재의요구권(거부권)은 어쩔 수 없는 통치 행위였다는 것을 강조하며, 내란까지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후 "윤석열은 파면됐지만 내란은 지속되고 있다. 내란 우호 정당으로써 정식 사과하라"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한 대행 출마설과 관련한 논쟁도 이어졌습니다. 앞서 한 대행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 대행 출마 얘기가 나온 것을 두고 김 의원은 "중립적인 선거관리를 해야 되는 대행으로서 출마 얘기를 외국 정상과 한다는 것이 도대체 제정신인가"하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이 흘러나온 배경에 대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질책하며 관련 내용을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조 장관은 "외교부가 판단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 대행 출마설 질문에 저의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상대국의 정치와 관련된 사안을 언급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고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언급하신 것에 대해 의미를 새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무슨 뒷거래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에) 앞으로 우리 한국 정부 권력 향배에 대한 어떤 부분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정을 한다"고 옹호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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