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20개 그룹 오너 일가 여성들의 배당금 총액이 578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87%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거나 명목상의 직책만 유지하고 있는데 지분 보유 만으로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막대한 배당금을 수령했습니다.
삼성가 세 모녀. (사진 왼쪽부터)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뉴시스)
15일 리더스인덱스가 2024년 기준 20개 그룹 오너 일가 여성 배당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01명이 5779억4200만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7.1% 감소한 수치인데, 삼성가(家) 세 모녀의 배당금이 487억원 이상 줄어든 영향이 큽니다.
오너 일가 여성 배당금이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입니다. 올해도 홍라희·이부진·이서현 세 모녀가 개인 순위에서 1~3위를 차지했습니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482억8500만원을 받아 모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을 제치고 여성 개인 배당금 수령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홍 관장이 1466억8800만원,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1144억4700만원을 수령해 이들 세 모녀의 총 배당금은 4094억4500만원에 달했습니다.
여성 배당금 2위 그룹은 LG가입니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 부인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이 총 382억800만원을 배당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김 여사가 204억9700만원을,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142억1500만원을, 나머지는 구연수씨가 수령했습니다.
SK그룹은 총 382억1000만원의 배당을 받아 3위로 집계됐습니다.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부인 최유진씨와 딸 최현서씨 등 총 4명이 배당금을 받았습니다. 배당금의 대부분은 최기원 이사장에 집중됐습니다. 그는 전년보다 40% 이상 증가한 337억4000만원을 받아 개인 배당금 기준 삼성가 세 모녀에 이어 4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DB그룹은 김주원 부회장 외 3명이 총 154억원을 수령했고, 신세계그룹에서는 정유경 회장과 이명희 총괄회장이 각각 103억8600만원, 44억3000만원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GS그룹 오너 일가 여성 10명이 121억5100만원, 한국타이어그룹 108억100만원, 현대자동차그룹 83억6100만원, LG그룹 55억3500만원, BGF그룹 50억9500만원 순이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호철 경제정책국 부장은 “배당은 원칙대로 지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회사 경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총수 일가의 경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재투자 등 재산을 환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조금 더 긍정적인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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