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실적 부진에 구조조정 행렬
폐점·희망퇴직 등 고강도 경영효율화 작업
2025-04-15 17:22:51 2025-04-15 21:17:02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지난해 면세점 상위 업체들이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폐점과 희망퇴직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관광객들의 소비패턴의 변화와 고환율,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며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면세점 업계의 구조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3조2680억원으로 6% 증가했지만 14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매출이 11.9% 증가한 3조2819억원을 기록했지만 6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신세계면세점도 매출은 2조60억원으로 4.7% 증가했으나 영업손익은 전년 866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359억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면세점 매출은 9721억원으로 2.6% 감소했으며 2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주요 4개 면세업체의 영업손실액을 합하면 약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이처럼 실적이 악화된 배경에는 고환율에 따른 판매 부진과 중국 보따리상에 지급하는 높은 수수료 문제,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는데요.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소매업태별 판매에서 면세점은 전년 동월 대비 41%나 감소했는데 이 기간 면세점의 소매판매액 역시  40% 줄었습니다. 
 
희망퇴직·매장 축소 등 허리띠 졸라매기 나서
 
적자 늪에 허덕이는 면세업계는 결국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각종 구조조정에 돌입했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은 부산점을 폐점했고, 현대면세점은 오는 7월까지 시내면세점인 동대문점을 닫고 무역센터점을 축소해 경영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8∼10층 3개 층이, 8∼9층 2개 층으로 축소됩니다. 그 밖에 현대면세점은 인력 조정 조치의 일환으로 희망퇴직 접수까지 받기로 했는데요. 지난 4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안내문을 공지하고 2021년 12월 31일 이전 입사한 부장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습니다. 
 
롯데면세점도 실적 부진에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지난해 서울 송파구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의 면적을 축소했는데요. 타워동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따라 2017년 6월 확장 오픈했는데 이를 줄여 비용 절감해 수익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이처럼 각 업체마다 구조조정에 돌입했지만 빠른 시일 내 흑자전환을 기대하기엔 어려울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향후 원/달러 환율이 더욱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리모델링 중인 인천공항 임시 매장이 이르면 올해 말 공사를 마치고 정규 매장으로 전환해 그동안 누려온 임대료 감면 혜택이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사진=현대면세점)
 
국내 면세점 총매출은 2019년 24조858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14조2249억원으로 감소하며 시내면세점 수도 줄고 있는데요. 2019년 22개였던 시내면세점은 지난해 16개로 감소했습니다. 결국 수익성 개선을 꾀할 수 밖에 롯데면세점은 수익성이 낮은 다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며 도매 매출 비중을 낮추고 있으며, 신라면세점은 개별 관광객을 겨냥한 소매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고정비를 절감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면세 업황이 너무 어렵다 보니 전체 비용에서 큰 수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는 인건비 마저 줄이려고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직전에는 국내 면세업계 매출 시장이 약 24조였는데 지금은 그 반의 반도 못따라 가다 보니, 그 당시 매출구조에 맞춘 운영방식과 인력으로는 운영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결국 현재 매출 상황에 맞는 인력과 운영 시스템 재편의 일환으로 비효율적인 부분에 대한 요소들을 폐점과 희망퇴직 등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다"며 "면세점들이 현재의 손익구조상의 적합한 조직 운영 시스템으로 체계를 바꾸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면세업계 불황이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올해 들어 해외 관광객이 소폭 들어오고 있어 희망을 품을 수는 있다"며 "다만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괭객들의 방문 형태가 변했는데 과거에는 쇼핑 중심의 방한이었다고 하면, 현재는 성수동과 같은 지역 체험형 관광으로 변했기에 국내 면세업체들은 근본적인 공간자체를 체험형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재조정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면세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도 내수경영에 집중하는게 맞는 상황"이라며 "부실점포를 줄이고 인력조정을 하여 버텨야 하는 시기로 보여진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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