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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엘앤씨바이오(290650)가 중국 시장 진출을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회수하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엘애씨바이오는 최근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64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이로 인해 차입금 증가에 따른 유동비율 하락 등 재무 리스크가 높아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본업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서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전환사채(CB) 발행 등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며 '돌려막기'식 자금 조달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엘앤씨차이나 공장 (사진=엘앤씨바이오)
지난해 단기차입금 285% 급증…유동비율 84%까지 하락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앤씨바이오는 최근 나우IB캐피탈이 조성한 '나우IB 19호 펀드'로부터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자금조달은 6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과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서 이뤄진다.
회사는 이번 3회차 CB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600억원 전액을 오는 6월29일 만기가 도래하는 2회차 CB 상환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유증을 통해 조달하는 100억원은 2025년 미국 및 중국 해외시장 진출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엘앤씨바이오는 최근 중국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자금 확보 및 재무구조 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문제는 중국 진출을 준비하며 차입금이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더해지는 차입금이 재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엘앤씨바이오의 중국 진출 밑작업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2024년 5월 회사는 86억원 규모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중국 CICC와의 조인트벤처로 설립한 'L&C Bioscience Technology(Kunshan) Co.,LTD(중국)(이하 엘앤씨차이나)'의 지분율을 23.66%포인트 높였고, 같은해 연말 잔여 지분 24.9%를 554억원에 인수하며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잔여 지분 확보 과정에서 엘앤씨바이오는 양수금액 가운데 300억원을 부동산 담보로 은행에서 차입 조달했다.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조달한 150억원의 차입기간은 2024년 12월30일부터 2026년 12월30일까지이며, KB국민은행에서 조달한 150억원의 차입기간은 2024년 12월30일부터 2025년 12월31일까지다.
이에 지난해 엘앤씨바이오의 단기차입금은 전년도 82억원에서 316억원으로 285.37% 급증했고,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도 5억원에서 201억원으로 3920% 늘었다. 총차입금 규모는 2023년 799억원에서 지난해 1187억원으로 48.56% 증가했으며, 이는 2024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83억원의 6.5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유동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동비율은 2023년 128%에서 지난해 84.15%로 떨어지며 적정선인 100%를 밑돌고 있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부채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많다는 의미다.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24.96%로 아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만기도래 CB 상환을 위해 새로운 CB를 찍어낸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엘앤씨바이오의 최근 3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이며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충분한 현금을 쌓지 못한채 CB 상환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회차 CB는) 6월 만기인데 만기 전에 먼저 확보를 해 놨다. 아직 전환 가능기간이고, 풋옵션 행사기간은 끝났다"며 "차입 부분은 일시적으로 여러가지 고려를 통해 결정됐고, 당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등을 고려했을 때 당장 우려가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확한 계획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유증을 통해 조달한) 보통주 100억원도 있고, 중국 시장 매출화를 올해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좋아지면 순차적으로 부채 부분들은 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성장 동력 가능성 보이는 중국 시장 진출
엘앤씨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은 721억원으로 전년 659억원 대비 9.4%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억원에서 25억원으로 69.14%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 2022년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플러스(+)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차입금 상환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시장 진출은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써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엘앤씨바이오의 중국 진출 교두보인 엘앤씨차이나는 2022년 중국 쿤산시에 연면적 약 7100평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으며, 2024년엔 외자기업 최초로 피부, 뼈, 연골 등 원재료 수입 허가 승인, 올해 1월엔 피부조직 이식재 '메가덤 플러스(MegaDerm Plus)'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엘앤씨바이오는 중국 매출 발생 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회사는 순차적 중국 NMPA(국가약품감독관리국) 추가 승인을 통한 매출화를 노리고 있으며, 2024년 기준 6.3%인 해외 매출비중을 2027년 55%까지 끌어올린단 목표다.
여기에 더해 중국 현지에서 불거진 인체 유래 이식재 불법 유통 이슈도 직접적인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업체가 시신을 불법으로 사들여 인체조직 이식재를 제조한 사실이 적발돼 현지에서 불안감이 확산됐고, 이는 적법한 절차로 허가를 획득한 엘앤씨바이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빠르면 5월 내지 6월에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첫 해 목표는 연매출 200억원"이라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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