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PF현황 진단)①한투증권, 부동산 실적 반등…'지방 변수' 해소되나
부동산 익스포저 46.6% 급증…시장 우려 속 IB 수익 견인
수도권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성공…천안 사업장 회복 기대
2025-04-16 06:00:00 2025-04-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16: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올 상반기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사업성과 분양 실적 등을 반영한 새로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 기준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금융사의 PF 채무보증 리스크를 사업장별로 차등 평가함으로써 업계 전반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부동산 금융을 핵심 수익원으로 삼아왔지만 최근 시장 불확실성과 지방 미분양 확대 등으로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증권사의 PF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당면한 과제와 향후 전망을 분석해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부동산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를 크게 늘리며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안정성을 끌어올렸지만 지방 사업장 중 특히 천안 지역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다만 최근 지방 분양 시장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지목됐던 천안 사업장의 반등 가능성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익스포저 급증 속 수익성 반전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말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사모사채 인수확약과 대출채권 매입확약 기준 106건, 보증 잔액 2조3832억원이다. 전년 부동산 익스포저 118건, 보증잔액 1조6251억원에 비해 건수는 줄었지만 규모는 46.6%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익스포저 축소 기조와 상충된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상반기 PF 평가 등급 세분화를 도입했으며, 4월9일 영업용순자산비율(NCR) 산정 방식 개편안을 발표, PF 채무보증 부담을 강화할 계획이다. 
 
실제 국내외 평가기관은 국내 부동산 익스포저 증가세를 두고 경고를 보낸 바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해 9월 한국투자증권의 장기외화 선순위 무담보채권의 신용등급을 Baa2(안정적)에서 Baa2(부정적)로 조정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PF 리스크를 꼽았다.
 
한국투자증권 2024년 IB 수익 지표 (사진=한국투자증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부동산 PF는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회복을 이끌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년 투자은행(IB) 부문 실적 지표를 살펴보면, PF 부문 수수료 수익은 2023년 1728억원 적자에서 1714억원 흑자로 전환해 IB부문 중 가장 높은 회복세를 보였다.
 
수도권 재편으로 안정성 강화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시장 불황과 고금리 환경에도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를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하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2023년 2분기만 해도 한국투자증권의 1년 내 만기 돌아오는 지급보증건 중 서울지역 사업은 10건, 757억원 규모로 전체의 5.8%에 불과했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사업장은 총 79건 8487억원에 달해 전체 65.6%를 차지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말부터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 중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사업장 비중을 전체 60.1%로 늘렸고, 지난해에는 61.1%에 달했다. 특히 서울권 사업장 비중은 총 5073억원으로 전체의 21.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위험 지표도 개선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위험 익스포저 비중은 2022년 말 341.9%에서 2023년 말 306.1%, 2024년 말 279.9%로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요주의이하자산과 고정이하자산도 2024년 기준 각각 6775억원, 4203억원을 기록해 직전년도 대비 18.4%, 22.5% 줄었다. 이에 따른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도 2024년 3.4%를 기록해 2023년 3.9%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감소세로 전환됐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에 비우호적인 업황에도 불구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수익성을 지켰다”라며 “향후 국내외 부동산경기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과 그에 따른 평가손실 인식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현재로는 우수한 IB 역량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IB부문 실적, 천안 사업장 회복에 달려
 
한국투자증권의 IB 부문 완전한 회복은 지방 부동산 시장, 특히 천안 사업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 익스포저는 충당금 적립 등으로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4년 말 기준 주요 지방 익스포저는 천안시 서북구 ‘비욘드부대제일차’로, 매입확약 규모는 900억원이다.
 
천안시 서북구 '비욘드부대제일차' 사업장 (사진=IB토마토) 
 
앞서 해당 사업장은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익스포저 중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사업장이 위치한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아파트 분양시장은 2023년 고금리 당시 사업 개시도 못한 악성 사업장 중 하나였다.
 
지지부진한 인허가 문제와 더불어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294870)에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발생하며 공사 재개는 차일피일 미뤄졌었다.
 
하지만 2024년 하반기부터 지자체 인허가 해결과 더불어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당시 ‘비욘드부대제일차'와 더불어 매입확약 계약을 맺었던 ’비욘드부대제이차' 서북구 성성동 34-4번지 천안 아이파크 시티 사업장의 경우 올해 초 완판에 성공했다. 비욘드부대제일차는 제이차 사업장 바로 옆에 위치해 분양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지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까지는 금리도 높았고 공사 개시도 못해 분양 완판은 생각지도 못했다”라며 “하지만 최근 금리 인하로 수요가 증가했고 건설사 분양가 조정도 있어 분양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작년 말부터 사업부지 인허가가 점진적으로 해결됐다"라며 "아이파크 사업부지의 경우 근처 부성역 건설도 예정되어 있고 주변 상업 인프라도 갖춰지기 시작한 만큼 충분한 분양 수요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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