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15: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비트맥스(구
맥스트(377030))가 올해 들어 자산총액의 과반수가 넘는 178억원을 가상자산 매입에 사용해 과도한 투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트맥스는 증강현실(AR) 본업은 부진한 상황에서 지난해 아이엘포유와 니즈게임즈를 인수한 이후 매출이 급증했지만,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현금 곳간은 줄어든 상태다. 유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외부 자금 조달을 지속하고 있어 재무 건전성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비트맥스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비트코인 보유량 2위 올랐지만 가상자산 매입액 자산의 과반수 달해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트맥스는 비트코인(BTC) 37개를 45억원에 매입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최근 사업연도(2024년) 말 자산총액은 285억원으로 이번 자산양수도 가액은 15.64%에 달한다.
앞서 비트맥스는 지난 3월24일에도 54억원을 들여 비트코인 38개, 이더리움(ETH) 232개를 사들였다. 지난 3월10일 비트코인 50개와 이더리움 268개를 각각 69억원과 10억원에 구매한 것까지 합치면 총 178억원을 가상자산 매입에 사용한 셈이다. 이로써 코인 총 보유량은 비트코인 125개, 이더리움 500개로 늘어났다. 국내 상장사 중
위메이드(112040)에 이어 비트코인 보유량 2위에 올랐다.
사측에 따르면 거듭된 코인 매입 이유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 자산화' 트렌드를 벤치 마킹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게임스탑, 일본의 메타플래닛 등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따라 전략적인 관점에서 가상자산 보유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기업들과 달리 비트맥스의 자산은 과소한 상태다. 비트맥스가 가상자산 매입에 투자한 178억원은 지난해 자산총계 285억원의 62.81%로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비트코인 보유량 1위인 위메이드의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1조8757억원인데 가상자산 보유 비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위메이드가 보유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자산 금액은 185억원 규모다. 위믹스나 카이아 등을 합쳐도 보유한 디지털자산 영업권은 68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자산(1조8757억원)의 3.62%에 불과하다.
아울러 비트맥스가 양수 받은 가상자산의 양도인은 모두 사내 등기이사 김병진이다. 김병진은 지난 2월12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현재 메타플렉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메타플렉스는 메타플랫폼 투자조합의 최다 출자자인 딥마인드플랫폼의 최대주주 법인이다. 김병진 씨가 메타플렉스 지분 100%를 갖고 있고, 지난 2월 비트맥스 최대주주가 메타플랫폼 투자조합으로 변경된 것을 감안하면 김병진 씨가 비트맥스의 실소유주인 셈이다.
앞서 메타플랫폼 투자조합은 지난해 말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에 참여했다. 올해 초 3자 배정 유상증자로 70억원, 전환사채(CB)로 100억원을 납입했고 지난 2월 비트맥스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대해 비트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원래는 AR·XR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신규 경영진으로 교체된 이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양수하기로 했다"라며 "제3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양수도 계약을 맺어서 매수를 할 수 있다고 법적 검토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자회사 인수에도 적자 지속·자금 조달 연속
무엇보다 비트맥스는 상장 이후에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본업 부진에 지난해 게임 회사와 IT 회사를 인수해 외형은 성장했지만 손실은 확대됐다. 현금 곳간은 줄어들어 유동성은 저하된 상태에서 자금 조달을 연속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10년 설립된 비트맥스는 지난 2021년 7월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비트맥스는 가상현실(AR) 개발 플랫폼 부문, 메타버스 플랫폼 부문, 디지털트윈 플랫폼 부문, 산업용 AR 솔루션 부문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 이후에도 본업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며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 매출은 2022년 29억원에서 2023년 1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아이엘포유와 니즈게임즈를 각각 168억원과 60억원에 인수했다. 아이엘포유는 전자 제조 대기업을 대상으로 SI·ITO 사업을 운영 중이다. 자회사 인수로 매출은 단번에 확대됐다. 지난해 매출은 372억원으로 전년(18억원)에 비해 21배 증가했다. 지난해 AR 개발 플랫폼 매출은 2억원, 산업용 AR 솔루션은 1억원, XR메타버스 개발 등 매출은 100만원에 머무른 반면, IT 서비스 매출은 323억원, 게임 콘텐츠 매출은 44억원에 달했다.
다만, 외형 확대에도 손실은 커졌다. 영업손실은 2022년 108억원에서 2023년 165억원, 지난해 185억원으로 높아졌다. 인건비 상승으로 판매비와관리비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판매비와관리비는 지난해 242억원으로 전년 169억원에 비해 42.83% 증가했다. 급여는 지난해 134억원을 기록해 전년 78억원보다 73.13% 늘었다.
유동성도 저하된 가운데 비트맥스는 올해 초부터 연속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 비트맥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2억원으로 전년 286억원에서 급감했다. 이로써 유동자산은 2023년 396억원에서 지난해 96억원으로 감소해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164.60%에서 99.56%로 하락했다. 이에 비트맥스는 지난 2월 2회차 전환사채(CB)로 250억원, 이어 3월13일에는 3회차 CB로 운영자금 150억원 총 400억원을 납입 받았다.
비트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XR 시장의 경우 아직 성숙되지 않아 매출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향후에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갈 수 있을 걸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