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위믹스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한
위메이드(112040)가 17일 위믹스 해킹 피해 복구 노력과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석환 위믹스 PTE 대표는 이날 판교 한컴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믹스 팀은 이번 사고 발생을 뼈저리게,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빠른 피해 복구를 통한 생태계 정상화, 그리고 철저한 조사 및 보완을 통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석환 위믹스 PTE 대표가 17일 판교 한컴타워에서 위믹스 해킹 피해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수백억 코인 바이백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달 28일 '플레이 브릿지 볼트'를 해킹당하고 3월4일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피해 당시 위믹스 코인 865만4860개가 공격자 지갑 2개로 전송돼, 7개 글로벌 거래소를 통해 대부분 매도됐습니다. 이렇게 탈취된 위믹스 가치는 87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해킹을 당한 위믹스 플레이 브릿지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체인 간 토큰 교환을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해커는 토큰 교환에 필요한 위믹스를 보관하는 볼트를 공격해 코인을 탈취했습니다.
이에 위메이드는 피해 당일 긴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습니다. 위메이드는 공격자가 플레이 브릿지의 서명 권한을 탈취했다고 판단하고 서명 관련 서버, 플레이 브릿지 컨트랙트, 엔진 모듈을 모두 셧다운했습니다.
이후 외부 전문가들과 자료를 나눠 조사를 시작했고, 해외 거래소에 공격자 것으로 보이는 위믹스의 동결을 요청했습니다.
같은 날 위메이드는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과에 고소장을 내고 경찰청을 통해 해외 거래소에 대한 수사 협조 공문 발송을 요청했습니다. 현재 수사는 국가수사본부가 맡고 있습니다.
위메이드는 피해 복구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바이백(자사 코인 되사기) 발표에 이어, 위믹스 2000만 개(약 177억원) 추가 매수를 공지했습니다.
위메이드는 최대 1년 안에 위믹스 매수를 마치고, 해당 코인을 마케팅과 개발 지원, 향후 팀 보상 등에 쓸 예정입니다.
김석환 위믹스 PTE 대표(사진 왼쪽)와 안용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7일 판교 한컴타워에서 위믹스 해킹 피해 대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피해 숨길 의도 없었다"
하지만 위믹스 해킹 피해 '늑장 공지'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위믹스 유의 종목 지정 사유로 해킹 피해와 이에 대한 불성실 공시를 들었습니다.
위메이드 측은 추가 피해와 시장 혼란, 연휴 등을 고려했을 뿐, 해킹 피해 사실을 숨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추가 공격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봤기 때문에 즉각적인 공지를 하지 않았다"며 "시장의 패닉이 오는 걸 우려해서 이런 공지를 섣부르게 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바이백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재단이 가진 재원을 총동원하려고 한다"며 "모자란 것은 위메이드 전사 차원에서 재원을 동원할 방법으로 재단에 들어가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재단과 위메이드의 의지는 어디에 돈이 있냐 없느냐를 떠나서 생태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피해 복구가 최우선 순위"라고 했습니다.
위믹스는 2022년 유통량 허위 공시를 이유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상장 폐지됐다가, 이후 업비트를 제외한 네 군데서 재상장됐습니다. 해킹 피해에 따른 상장 폐지 심사 결과는 이번 주 나올 전망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