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주요 사업장 점거 등을 막기 위한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쟁의행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이 “선전포고”라며 반발하면서 노사 갈등도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16일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달라며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헌법상 보장된 쟁의행위를 막으려는 게 아닌 법에서 금지하는 쟁의행위를 예방하고 경영상의 중대한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이며,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법에서는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 작업 중단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 노조 중 한 곳인 전국삼성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사측은 4월23일 우리의 정당한 집회를 앞두고 대화와 교섭 대신 법적 압박이라는 기만적 수단을 택했다”며 “조합의 답변 기한조차 무시한 채 설비 및 제조인력을 포함한 협정근로자 가처분 신청을 강행한 것은 노동조합을 존중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전삼노는 △사측의 협조 요청에 전면 무응답 대응 △설비 및 제조 인력의 협정근로자 편입 거부 등으로 맞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사측의 부당한 탄압은 우리의 단결을 더욱 공고히 할 뿐”이라며 “법을 핑계로 우리를 억압하려 할수록 우리는 더욱 하나로 뭉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 교섭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보상 체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쟁점이 된 것은 성과급으로, 사측은 메모리사업부 기준 평균 5억4000만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요구했고,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업계는 5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 등에 따른 재정적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공장이 일시적으로 멈추기만 해도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삼성 기흥캠퍼스는 4시간 정전으로 약 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2018년 평택캠퍼스는 30분 미만 정전으로 500억원의 손실을 봤습니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의 행보도 주목됩니다. 노조는 오는 17일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 노조 지위 확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입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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