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에 3번째 대국민담화…여 내분 격화로 총선 '먹구름'
홍준표·이장우, 함운경 향해 "주인 행세" "등에 칼 들이대" 직격
국힘, 민주당에 오차범위 밖 열세…서울 등 수도권서 격차 더 커
2024-04-01 18:00:00 2024-04-01 18:19:0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4·10 총선을 9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 대국민담화에 나섰습니다. 50일 가까이 평행선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의정 갈등에 국민의 피로감이 높아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인데요. 하지만 윤 대통령이 갈등의 핵심인 '의대증원 2000명'을 고수한 직후 여당에선 처음으로 '대통령 탈당' 요구가 나오는 등 되레 내분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불통 정부"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의과대학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심 달래기는커녕 여 '자중지란'…홍준표·이장우, '함운경' 저격
 
윤 대통령은 1일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겁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 나선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대국민 담화'와 지난해 11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대국민 담화'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예상대로 윤 대통령은 '2000명 증원'에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자 여권은 자중지란에 빠졌습니다. 특히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의 윤 대통령 탈당 요구를 둘러싸고 여권 내분이 격화됐는데요.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함 후보를 향해 "근본 없이 흘러 다니다가 이 당에 들어와서 주인행세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탈당 요구하느냐"라며 "능력이 안 돼 선거에 밀리면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읍소라도 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승민·조해진·함운경'을 콕 집어 "등에 칼 들이대는 못된 버릇"이라며 "자중하라 바보들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앞서 조 후보는 전날 시국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대통령실·내각 총사퇴를 주장했습니다.
 
여당이 내분에 휩싸인 사이,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일제히 비판의 논평을 쏟아냈습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통해 의료대란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으나, 역시나 마이동풍 정권임을 확인시켜 주는 담화였다"며 "기존 질서를 뒤집으면서까지 혼란을 초래하는 정부는 선거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일침했습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적극적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 일방통행의 전형이었다. 의대 증원 2000명 고집과 변명만 있을 뿐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역시 "담화문 발표 내내 자기의 언어로만 얘기했다. 검찰이 피고인의 죄를 입증하기 위한 논거를 주르륵 읊듯 하는 대통령의 담화문에 할 말을 잃었다", "반성없이 또 의대증원 문제로 단기적인 이익이나 얻어볼까 고민하는 대통령. 아무리 봐도 통치 능력이 없다"고 혹평했습니다. 
 
국힘, 한강벨트 3곳마저 '빨간불'…"4년 전 악몽 재연"
 
문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입니다. 여당 내부에선 "마지막 반전 모멘텀도 수포로 돌아갔다"는 비관론이 팽배합니다. 국민의힘은 서울 48곳 중 강남 3구(송파병 제외)와 한강벨트 3곳(동작갑·을과 강동갑) 등 '10곳'만 우세한 지역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한강벨트 3곳도 탈환에 실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일부를 뺀 32곳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는데요. 경합 종로·용산·광진을 등 박빙 지역 '9곳'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입니다.
 
여론조사도 민주당 우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날 공표된 <리얼미터·에너지경제> 여론조사(지난달 28∼29일 조사·자동응답 방식·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43.1%, 국민의힘은 35.4%를 기록했습니다. 지난주 대비 민주당의 지지율은 0.3%포인트 오른 반면, 국민의힘은 1.7%포인트 하락하며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3.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습니다. 
 
<동아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날 공표한 여론조사(지난달 28∼29일 조사·무선전화 면접 방식)에서도 '오늘이 투표일이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은 45.5%, 국민의힘은 34.7%로 나타났습니다. 양당의 격차는 10.8%포인트로 역시나 오차범위(±3.1%포인트)를 웃돌았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지지율 격차가 16.9%포인트, 경기·인천이 12.6%포인트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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