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꺾은 정봉주 '막말 종합세트'
정봉주, 2017년 '목함지뢰 피해 군 부사관' 모욕 발언…'사과' 거짓말 논란도
이재명 "문제 심각성 인지, 엄중하게 보고 있다"…민주당 "사실관계 파악 중"
경선 패한 박용진, 재심 신청…정봉주, 여론조사 업체와 사전선거 운동 의혹
2024-03-14 18:00:00 2024-03-14 18:41:31
[뉴스토마토 최병호, 대전=신태현 기자] 민주당에서 논란이 된 후보는 또 있습니다. 서울 강북을에 공천된 정봉주 전 의원입니다. 현역인 박용진 의원을 누르고 공천장을 거머쥐었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한 군 장병을 모욕한 '막말 논란'으로 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급기야 이재명 대표는 "엄중하게 사안을 보고 있다"고 했고, 민주당은 윤리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경선에서 밀린 박 의원도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14일 격전지 지원유세를 위해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 전 의원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고, 매우 엄중하게 이 사안을 보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은 자신의 모든 행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정확하게 사안을 파악해 국민 눈높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강구해 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2017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비무장지대(DMZ)에서 발목지뢰를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는 내용의 발언을 했습니다. '발목지뢰를 밟은 사람들'이란 2015년 8월 경기도 파주시 DMZ의 육군 부사관 2명이 북한에서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큰 부상을 입은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1월8일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여의도 국회에서 제22대 총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논란은 그치지 않습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 되자 전날인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목함지뢰 사건의 당사자들은 정 전 의원에게 사과를 받은 일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막말 논란이 '거짓말 논란'으로까지 커졌습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이날 다시 사과문을 올리고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정 전 의원은 "목함지뢰로 사고를 당한 아픈 경험이 있는 이종명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유선으로 사과를 드렸지만, 당시 사고를 당한 두 용사는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직접 사과는 못 했다"면서 "다시 한번 두 피해 용사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당분간 공개적 선거운동은 중단하고 유튜브 등 일체의 방송 활동도 중단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정봉주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정 전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과거 막말 의혹이 연일 재소환, 당을 궁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지난 1월 4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한 정 전 의원은 실시간 댓글창을 확인하던 중 "이게 벌레가 많이 들어왔나, 진보가 많나, 보수가 많나"라고 했습니다.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전 의원은 4년 전 제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저를 잡겠다고 온 사람"이라며 "그 당시 그가 영상에서 '너 한번 만나면 죽여버려 이제. 이 X만한 XX야! 전국 40개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내 나와바리(구역)야!'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김민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도 본부장회의 후 막말 논란에 대해 "당헌·당규에 나와 있는 비상징계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강북을 경선에서 패한 박 의원은 전날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정 전 의원이 여론조사 업체와 짜고 사전에 불법 여론조사를 기획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유입니다. 
 
최병호 기자, 대전=신태현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