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화가 생기면서 국제 금 시세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금 투자도 다시 주목받으며 골드바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우 실물 골드바를 구한다면 중고마켓이 유리하겠지만, 시세 차익이 목적이라면 거래소의 금 현물 투자가 더 나은 선택입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가격(4월물)은 트로이온스당 2166.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13일 거래도 약보합세로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해 일주일 넘게 이어진 상승세에 따른 조정으로 파악됩니다. 금 시세는 지난 8일 장중 22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금의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 인하를 공언하고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체제 종료가 다가오는 등 달러 약세 전환이 무르익는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초강세 행진 중인 비트코인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입니다.
은행·금거래소, 부가세만큼 비싸
금값이 오르면서 실물 금을 찾는 수요도 크게 늘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골드바가 66억원어치에 달했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개인들이 은행에서 직접 골드바를 구매하는 것은 거래비용이 너무 비싸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3일 정오 현재 KB국민은행에 고시된 골드바 가격은 그램당 9만1215.91원입니다. 이에 기준해 판매되는 10g 골드바를 사려면 107만3611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보다 크기가 큰 100g 골드바는 1053만5437원, 1㎏짜리는 1억525만4037원으로 그램당 가격은 조금 낮아져도 기준가에 비하면 판매가가 상당히 높습니다.
같은 시각 한국금거래소에서 판매 중인 골드바의 가격은 3.75g 상품이 42만9000원, 10g은 106만5000원, 37.5g 395만2000원, 100g 1042만6000원입니다. 은행보다는 조금 저렴해 개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그램당 기준가로 보면 3.75g짜리가 11만4400원으로 결코 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공식 구매 채널이 아닌 중고마켓을 이용하면 이보다 훨씬 싼 값에 골드바를 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지난 24시간 안에 올라온 골드바 매물을 검색해 보면 똑같은 한국금거래소의 3.75g 크기 골드바가 36만원에서 37만원 사이에 나와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전국 단위 매물이 올라오는 네이버카페 중고나라에는 이보다 싼 매물도 있습니다.
크기와 제조 및 발행사는 달라도 똑같은 99.99% 순도의 골드바 가격이 차이 나는 것은 부가가치세 때문입니다. 골드바를 살 때는 구매가격의 10%가 부가세로 붙습니다. 단 매도할 때는 과세하지 않습니다. 만약 개인이 은행에서 골드바를 샀다가 은행에 되팔 경우 그 사이 금 시세가 변하지 않았어도 부가세만큼은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이런 이유로 은행이나 한국금거래소 등에서 정상적으로 골드바를 사는 것은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도 금에 대한 관심이 커져 거래가 증가한 것입니다.
골드바 원하면 중고마켓…투자는 금현물
개인사업자가 중고마켓에서 골드바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개인 간의 거래는 제한돼 있지 않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은행에 되파는 것보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어 개인끼리의 거래를 선호합니다. 또한 오늘, 바로 지금의 정확한 금 시세를 알지 못한 채 적당한 가격에 거래하려는 개인들이 적지 않아 시세보다 유리하게 거래할 기회가 생기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입니다. 따라서 실물 골드바를 구매하길 원한다면 중고마켓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보유가 아닌 투자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중고마켓 거래 또한 비싼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국제 금가격 즉 기준가보다 비싸게 거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투자가 목적이라면 기준가대로 거래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금 현물이 최적의 선택지입니다.
12일 한국거래소에서 금현물 99.99_1㎏은 그램당 9만179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13일에도 조정을 반영해 하락 출발했습니다. 이는 중고마켓 매물보다 저렴한 가격입니다.
금에 투자해 차익을 얻기를 바란다면 골드바가 아니라 금 현물을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00g을 모으면 실물로 인출할 수도 있지만 이때는 정상적으로 부가세가 붙기 때문에 실물 골드바를 원한다면 중고마켓이 낫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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