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주 대표 3인 '피고인'…옥중출마까지
이재명, 이달 재판 출석 5회…상임선대위원장 역할 제한 불가피
조국, 자녀입시 비리로 2심서 실형, 대법원 항고…비례대표 출마
송영길,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도 소나무당 창당하고 옥중출마
2024-03-13 06:00:00 2024-03-13 08:33:05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반윤(반윤석열) 기치를 내건 범민주계 정당의 대표이면서 모두 피의자 신분이라는 점입니다. 전례 없는 '피고인 당대표' 3인은 모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 출사표를 냈습니다. 당사자들은 각자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방탄용 출마'라는 따가운 시선도 존재합니다. 
 
1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 연기 거부에도…이재명, 오전 '불출석' 
 
이재명 대표는 12일 오후 1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재판'(대장동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애초 이 대표는 오전 10시30분에 출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선대위 출범과 격전지 지원유세를 하기 위해 출석을 늦췄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선대위 일정 소화를 이유로 재판시간 연기를 요청했는데, 재판부는 불허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재판부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선대위 일정을 강행해 버렸습니다. 문제는 이 대표가 3월에만 세 번의 재판에 더 출석해야 한다는 겁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은 정식 공판기일에는 출석해야 합니다. 민사소송과 다른 점입니다. 이 대표가 자기 지역구(인천 계양을) 선거를 챙기고 전국 선거운동까지 지원하려면 연이은 재판 출석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힘에 공세의 빌미를 줄 가능성도 큽니다. 선거운동에 제동이 걸린 피고인 당대표의 처지를 잘 보여줍니다. 
 
조국 대표와 송영길 대표도 피고인입니다. 조 대표는 지난 2월 자녀 입시 비리 의혹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조 대표는 즉각 대법원에 항고,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1~2년이 더 걸릴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재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사법 리스크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 사실심을 인정하지 않는 사법 불신도 빌미가 됐습니다. 송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지난해 12월 구속됐습니다.
 
'대표 3인방' 나란히 출마…'방탄용' 의심 여전
 
22대 총선에서 세 사람 모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 대표는 지역구(인천 계양을)에서 재선에 도전합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출마했습니다. 송 대표는 김대중컨벤션센터와 5·18 재단이 있는 광주 서갑에 출마합니다. 특히 송 대표는 소나무당 창당과 광주 서갑 출마 선언을 모두 옥중에서 했습니다. 
 
동시에 세 사람은 자신이 윤석열정부로부터 정치 탄압을 받는다고 주장합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재판에 출석하는 길에 "아내(김혜경씨)는 이상한 혐의로 재판에 끌려다니고, 저는 아무 증거 없이 무작위 기소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강변한 바 있습니다. 정치 탄압 프레임은 피고인 신분임에도 불구, 지지를 얻고 출마를 강행할 수 있는 주요 명분으로 작용합니다. 송 대표는 지난 3일 공개한 옥중서신에서 "쫄지 않고 정치검찰에 맞서 싸우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윤석열정부를 조기 퇴진시키겠다. 힘을 모아달라"라고 호소했습니다. 
 
피고인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한 발 더 나아가 당선 목적이 방탄에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 대표는 21대 국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자신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청해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경우 피고인 신분의 출마 후보가 또 있습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입당한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한 상태입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조국혁신당을 겨냥해 "오로지 대통령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정치에 나섰다"며 "조 대표 외에도 수사나 재판을 받는 인물들이 모여들며 피고인 집합체가 되고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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