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갤럭시 신화' 고동진, ‘수원’ 대신 '비례' 고수
"이번은 비례, 다음번 지역구 출마" 의중 드러내
재계 관계자들 "비례일지, 지역구일지 관심있게 지켜보는중"
강남 공천 가능성도 제기…당내 '반발'이 변수
2024-02-22 14:21:33 2024-02-22 16:05:1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갤럭시 성공 신화' 주역으로 평가되는 고동진 전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옛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4·10총선에서 비례대표 출마를 고수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의 출마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 중 하나가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경기 수원이라는 점에서 친정인 삼성전자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22일 정재계에 따르면 고 전 사장은 "선거에 한 번도 나가보지 않았다"면서 지역구 출마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를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고 전 사장은 '이번에 비례로 나가고, 다음번에 지역구를 받아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고 전 사장은 특히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인 데다, 선거를 치르기 위한 조직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 주위에 막막함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재영입 대상으로 당에 합류한 그의 지역구 출마를 여전히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지=연합뉴스)
 
고 전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유럽 연구소장, 상품기획팀장, 개발실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습니다. 앞서 고 전 사장은 지난달 22일 국민의힘 영입 환영식에서 '총선에서 삼성 사업장이 있는 경기 수원 지역구 출마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당 지도부와 상의해서 이야기 나눠보겠다"고만 답한 바 있습니다.
 
여당 내부에선 고 전 사장의 출마가 유력한 경기 수원무에 삼성전자 본사가 있다는 점에서 그가 이 지역 표심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7대 총선부터 내리 5선을 지낸 곳으로, 이번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됐습니다.
 
다만 정재계에선 고 전 사장의 이력 만으로는 수원무에서 경쟁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수원무는 젊은이들이 많고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먹고 사는 문제 만큼은 '경제통'을 선호하는 특색있는 지역구"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경제관료 출신이자 민주당의 대표 경제통으로 불리는 김 의장이 수원무에서 선출됐던 것도 이런 연유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고 전 사장은 평사원에서 삼성전자 사장까지 올라간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받지만, 요즘 삼성전자 직원들이나 MZ세대에게는 낯선 인물인 만큼, 본선에서 야당 후보와 붙었을 때 어느 정도 득표율을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했습니다.
 
반면 고 전 사장과 삼성전자에서 같이 근무하던 지인들은 우려반, 기대반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평생 기업인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정치인과 같은 퍼포먼스나 선거 유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비례로 나올지, 지역구로 나올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고 전 사장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인 만큼, 당 일각에선 강남 공천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강남은 여당 텃밭이자 선호지역이라는 점에서 당내 반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여권 관계자는 "기업인으로 신화를 써낸 고동진 카드는 좋은 카드임에 틀림없다"면서도 "당의 선거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구는 안 가고, 비례 출마로 양지를 쫓는 듯한 인상을 주는 건 사활이 걸린 선거에서 하등 도움이 안 되는 행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고 전 사장은 2014년 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해 갤럭시S6, 갤럭시노트5 등 플래그십 모델 개발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갤럭시노트7의 경우 배터리 폭발 사고가 나면서 리콜, 조기단종 등 악재로 삼성전자에 7조원 가량의 손실을 입히기도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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